KBS여, 깨어나라!
-4.13총선을 맞는 우리의 결의-

16대 총선을 맞이하여 정치권과 지배집단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금 전국의 시민단체들은 정치 부적격자에 대한 정보 공개와 낙선운동을 벌이고 있고, 민주노총도 낙선운동과 노동자의 정치 세력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해방후 오늘날까지 이어져온 구 정치권의 무능과 부패, 그리고 지역주의와 파벌주의를 심판하는 정치개혁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국민의 요구와 시대적 흐름 속에 전국 공정방송추진위원회는 1월 31일부터 2월 1일에 걸쳐 지금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했다. 여기서 우리는 KBS 노동조합 16대총선 방송지침을 마련, 각 부문의 현업자들이 어떤 자세로, 어떻게 총선 방송을 할 것인가에 대한 총의를 모았다. 여기에는 이번 16대 총선의 의미와 문제점, 정치 부적격자에 대한 처리방침, 후보자 연설방송, 후보자간 토론 등 보도와 제작에서의 세부지침, 불공정방송에 대한 처리 문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더 이상 KBS가 형식적 중립성과 형평성이란 미명하에 기존 정치권과 지배세력을 비호하고, 국민적 여망과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는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진정한 공영성은 이 시대에 무엇이 옳은가, 공공의 여론은 어떠한가, 우리사회는 어디로 가야하는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또 이것만이 새로운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KBS가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지 않는 길일 것이다. 이에 우리는 사측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사측은 노동조합이 마련한 총선방송지침을 겸허히 수용하라.
- 미디어 정치 시대, 유권자에게 정확하고 올바른 정보를 줄 수 있도록 선거와 관련,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편성을 하라.
- 정치개혁의 방향과 그 해법을 시청자에게 제시하라.

우리는 위와같은 요구를 관철시키기위해 현업부서와의 간담회, 선거방송 모니터, 전국 순회공방위, 타언론사 및 시민단체와의 연대와 같은 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갈 것이다. 그래서 KBS가 거스를수 없는 역사의 흐름에 동참하도록 온 힘을 쏟을 것이다. 4월 시민명예혁명의 때, KBS여 깨어나라.

2000. 2. 1
전국 공정방송추진위원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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