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련은 지난 1일부터 CBS노동조합으로부터 교섭궈을 위임받아 교섭에 들어갔다.
지난해 스포츠조선 교섭을 성공리에 마친데 이어 두번째 연맹차원의 교섭이다. 연맹 위원장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언론노련 교섭단은 7일 첫회의에서 4시간에 걸쳐 권호경 사장의 퇴진을 줄기차게 주장했다.
이날 회의의 성과 중 하나는 그동안 CBS노조 집행부로부터 권사장에 대한 문제점을 전해듣던 연맹 집행부가 직접 권호경 사장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실예로 권사장은 지난 1일에 교섭장소로 통하는 모든 출입문을 막아 노조의 큰 반발을 사더니 이어 지난 7일에는 현란한 말바꾸기로 일관하기만 했다.
또 권사장은 충성편지에 대한 조사를 제3기관에 위임하자는 연맹의 요구에 대해서도 합의 10분만에 이를 다시 뒤집는 등 종교인이나 언론사의 사장으로 보기에는 민망할 정도의 행태를 보였다.
연맹 집행부 모두는 아무런 설득력도 없이 '사장직을 물러날 수 없다'며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는 권호경씨의 후안무치한 태도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고, 이런 상황을 직접 보면서 그동안 권사장의 퇴진투쟁을 계속해서 벌여온 CBS집행부를 위로하고 격려하기에 이른 것.
연맹과 CBS 노조 집행부는 권호경 사장의 퇴진만이 CBS사태를 정상화시키고 노동자들의 근무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이번 위임교섭을 통해 확인했다.


/ 언론노보 283호(2000.6.14)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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