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넘기며 극적 통과 족벌언론 산별전환 기폭제

통신사 합류 파업때 파괴력 증가 - 대장정 청신호


언론산별노조로 조직전환을 의결한 조합원수가 전체 언론노동자의 절반에 육박하면서 오는 9월22일 언론미디어노조(가칭) 출범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연합뉴스가 12일 총투표를 승리로 이끌어 현재까지 산별을 돌파한 단위노조는 12개사, 7,323명에 달하고 있다. 조합별로는 일요신문·부산일보·KBS·스포츠조선·한겨레·대한매일·YTN 등이며 최근 2주간 종로서적·경향신문·국민일보·제일경제·연합뉴스가 산별에 합류했다. 여기에 교보문고가 13일 개표하며 EBS·CBS·동아인쇄·중앙인쇄·방송위원회 노조가 뒤따르고, SBS 등 민방 8개사 노조도 산별 전환을 결의했다. 나머지 노조도 집중홍보 교육을 통해 속속 대오를 정비하고 있다.
특히 국민일보가 지난 7일 사측의 방해공작을 뚫고 돌파함으로써 그동안 비교적 공적 소유구조를 갖춘 노조위주로 진행됐던 산별건설 작업이 족벌언론으로 확산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노조는 187명중 175명이 투표에 참여, 찬성 121명(69.1%)으로 가결했는데 산별 규약이 정한 '투표자의 3분의2 찬성'(66.7%)에 불과 2%를 웃도는 아슬아슬한 승리를 일궈냈다. 이 수치는 국민노조 사상 최고투표율과 최저찬성률을 동시에 기록한 것으로 조합원 3명만 반대했다면 좌절될 뻔했다. 그러나 국민노조는 종교족벌 체제 아래서 1년여에 걸친 사주의 경영전횡·집요한 노조와해공작·노골적인 산별 전환 방해 등을 이겨냈다는 점에서 값진 승리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한석동 편집국장이 기자들을 소집해 "산별노조가 진행되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는 등의 발언을 통해 노골적인 방해공작을 편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김용백 위원장은 "국민일보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숨막히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면서 "향후 족벌언론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의 경우 산별전환을 가결함으로써 그동안 언론사 파업때 연합보도를 이용해 신문 방송 뉴스를 제작했던 관행에 쐐기를 박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통신사의 산별동참은 쟁의 행위 발생때 노조의 파괴력을 배가시키는 큰 힘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산별 투표의 찬성률은 일요신문 97%를 최고로 YTN 96.3%, 부산일보 94.4% 등 대부분이 90%를 넘는 압도적 수치로 집계되고 있어 기업별 노조의 한계를 인식한 조합원들의 열망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 언론노보 285호(2000.7.13.)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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