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12·3 1주년, 내란의 어둠은 진실의 빛을 이길 수 없다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의 모든 시민은 그날을 기억한다. 별다른 뉴스거리도 없던 평범한 하루였다. 밤 10시 27분, 상기된 얼굴로 TV 화면에 등장한 윤석열이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그 순간, 평온했던 일상에 거대한 균열이 생겼다. 공기와 물처럼 당연하게 여겨온 민주적 가치가 한순간 낯선 것이 되었다.
45년 만의 비상계엄이었다. 자유 헌정질서를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워 그 질서를 파괴하겠다는 기괴한 선포였다. 윤석열의 담화 직후 발표된 '포고령 1호'는 대한민국을 반세기 전으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포고령은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고 명시했고, 위반자는 계엄법에 따라 처단하겠다고 위협했다. 후보 시절부터 언론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온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통해 언론 통제의 칼을 빼들었다.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그날 밤을 돌아본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국회로 향해 계엄군과 맞섰다. 한밤중 급박한 소식을 들은 언론 노동자 역시 국회로, 대통령실로, 정부청사로 향했다. 계엄군의 침탈을 우려한 이들은 본사로 들어가 밤새 건물을 지켰다. 군사정권의 보도 통제에 맞섰던 선배 언론인처럼, 우리는 계엄군의 위협 앞에서 언론의 책무를 저버리지 않았다. 2시간 38분 만에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는 순간까지, 언론은 멈추지 않고 사실을 전했다. 언론 노동자가 현장에서 담은 기록은 그대로 불법 계엄을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그날 밤 현장을 지켰던 모든 언론 노동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그날은 한국 민주주의의 가장 어두웠던 순간인 동시에, 자유 언론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워준 순간이기도 했다. 그날 밤 우리 언론 노동자가 해낸 일을 역사는 기억할 것이다.
언론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언론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는 가운데, 뉴미디어의 급속한 발달은 전통 언론의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언론이 살아남을 길은 단 하나, 본연의 책무를 다하는 것뿐이다. 권력을 감시하고, 진실을 보도하며,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전하는 것. 그것만이 언론의 존재 이유다.
우리는 12·3 내란을 잊지 않을 것이다. 계엄의 어둠은 지나갔지만, 언론 자유를 향한 우리의 투쟁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 엄혹했던 지난 겨울밤, 빛의 광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외쳤던 언론개혁의 다짐, 언론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약속을 우리는 반드시 지켜낼 것이다.
2025년 12월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