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의결한 TBS 운영지원 예산 74억8천만원이 기획재정부(기재부)와 국민의힘의 반대로 전액 삭감됐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서울시의회가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아 폐국 직전으로 몰아넣고 있는 TBS를 구제하기 위한 최소한의 긴급 조치마저 무산된 것이다.

 

지역 공영방송을 지키겠다는 신념으로 1년 3개월째 월급 없이 버텨온 TBS 노동자들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이들은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으면서도 무보수로 방송 제작에 나서며 공영방송 구성원으로서 책무를 다해왔다. 변상욱 기자를 비롯한 언론인들이 무보수로 TBS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도 그들의 헌신에 대한 연대였다. 이들의 투쟁이 과방위를 움직여 74억8천만원의 운영 지원 예산을 의결토록 했지만, 기재부와 국민의힘이 이를 막아서면서 TBS는 다시금 벼랑 끝에 내몰렸다.

 

기재부의 예산 삭감은 무책임한 관료주의이자 예산 편성권 남용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TBS 사태는 윤석열 정권 당시 행정안전부와 구 방송통신위원회가 행정 절차를 위반하며 빚어진 일이다. 따라서 이 사태를 바로잡을 책임도 정부에 있다. 그러나 기재부는 ‘TBS는 국비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형식적 논리로 과방위 의결 예산을 전액 삭감하며 그 책임을 저버렸다. 해당 상임위의 민주적 결정을 행정부가 나서서 무력화시키는 명백한 월권 행위를 자행했다.

 

국민의힘의 후안무치한 태도 역시 분노스럽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권과 함께 TBS를 폐국 위기로 몰아넣은 당사자다. 오로지 정치적 이유로, 시민의 재산인 지역 공영방송을 폐국시키고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나앉게 만든 자들이다. 공영방송 역사에 잘못된 선례를 남긴 책임이 무겁다. 그럼에도 과방위 예산 심사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뚜렷한 이유도 명분도 없이 TBS 지원 예산을 반대했다.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 최형두 의원은 74억8천만원이 '언 발에 오줌누기'라면서도, 정작 TBS 정상화를 위한 대안은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TBS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 무엇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즉각 구성해 TBS 정상화를 위한 법적·행정적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아울러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서라도 TBS의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번 예산 삭감으로 TBS 구성원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그 의지가 꺾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권력의 탄압과 생존권 위협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버텨온 TBS 조합원들과 함께, TBS가 정상화되는 그날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2025년 12월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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