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방송 프리랜서 '근로자' 인정… '위장 고용' 관행 이제 끝내라

 

고용노동부가 1월 20일 지상파 방송(KBS,SBS)과 종합편성채널(채널A, JTBC, TV조선, MBN) 등 6개 사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근로자성을 판단하고, 무기계약직 등으로 전환하라는 근로감독 결과를 내놓았다. MBC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특별근로감독을 진행한 바 있다. 

지상파 방송의 경우, 시사 보도본부에서 일하는 프리랜서의 근로자성을 따진 결과 MBC는 35명 중 25명, KBS는 212명 중 58명, SBS는 175명 중 27명이 근로자성을 인정받았다. 또 종편 4사의 경우 프리랜서 276명 중 131명을 근로자로 봤다.

근로자성이 인정된 프리랜서 노동자들은 메인 PD로부터 구체적이며 지속적으로 업무상 지시를 받고 있으며, 정규직 근로자들과 함께 상시・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 이번 조사는 업무 형태만으로 근로자성이 인정되지는 않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동일한 CG 업무라도 정규직 PD 및 기자의 구체적 업무 지휘・감독이 있고, 근무시간・장소가 고정되어 있으며, 매월 고정급이 지급되는 경우 근로자성이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방송사 내에 이른바 ‘위장 프리랜서’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것은 정부 정책의 두 가지 문제점 때문이다. 하나는 2017년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고용노동부・문화체육관광부 등 5개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불공정 관행 개선 정책이 지속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2021년 방통위가 지상파 방송사 재허가 심사에서 모든 지상파 방송사업자에게 조건으로 부과한 ‘방송사 내 비정규직(계약직, 파견직, 프리랜서 등) 실태 조사와 처우 개선 방안’이 제대로 점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이 조건에 ‘처우 개선 방안’을 제외하고 실태 조사만 하라는 꼼수는 윤석열 정권의 김홍일・이상인 2인 방통위가 2024년 1월 재허가 심사에서 벌어졌다. 더욱이 2024년 1월 재허가 심사 당시 윤석열 정권의 김홍일・이상인 2인 방통위는 이 조건에서 '처우 개선 방안'을 제외하고 실태 조사만 하라는 꼼수를 부렸다.

방송사에게도 책임은 적지 않다. 이번 조사 결과 방송사 내 프로그램 담당자는 분명히 근로자성이 인정되는 이들에게 스태프 표준근로계약서가 아닌 하도급 계약서를 제시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방송사가 재허가 조건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 실태를 파악하여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 제출해도 위장 프리랜서 고용을 방지할 수 없는 한계를 보여준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지난 정권부터 방통위에 2021년 이후 각 방송사가 제출한 비정규직 실태조사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해 왔다. 십 수년 동안 방송사에서 일한 노동자가 근로자성조차 인정받지 못한 채 하루아침에 해고되고, 사측을 상대로 소송과 투쟁을 벌여야만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는 현실을 그때마다 사후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방송사 비정규직 실태조사 공개는 방송제작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고 방송사 조직구조를 잘 아는 언론노조가 문제와 해법을 찾을 기본 토대가 될 것이다.

다행히 노동부는 이번 근로감독 결과 내린 조치에 대해 연말에 확인 감독을 실시하고 다시 적발될 경우 사법처리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번 근로감독은 방송사 시사・보도본부 내 프리랜서에 한정된 조사였다. 제작・편성・경영 등 다른 부문으로 확장하면 더 많은 위장 프리랜서 노동자들이 확인될 것이다. 언론노조는 이번 근로감독으로 방송사 프리랜서의 근로자성 인정 기준이 구체화되었다고 본다. 메인PD로부터 구체적・지속적 업무 지시를 받고, 근무시간과 장소가 고정되어 있으며, 고정급을 받는 노동자는 근로자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와 함께 재허가 요건 등을 합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방미통위는 재허가 조건인 방송사 비정규직 실태조사에 근로자성 인정의 구체적인 기준을 노동부와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노동부는 근로자성을 인정 받지 못하는 방송 노동자에 대한 정기적인 근로감독을 실시 해야 한다. 또한 방미통위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 계획 제출 조건을 더욱 엄격하게 부과하여 그 이행 실태를 매년 4월마다 보고토록 하고 보고 결과를 노동부와 함께 평가해야 할 것이다.

언론노조는 방송산업 비정규직 문제로 노동자 개인이 홀로 방송사라는 거대 조직과 투쟁에 나서야 하는 파국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노동부가 방송산업 인력 구조의 문제점과 대책 등을 논의할 사회적 대화의 틀을 만든다면 언론노조는 반드시 참여하여 현실적이고 실행가능한 대안을 제시할 것이다.

 

2026년 1월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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