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류희림 감사 결과, 공은 경찰에 넘어갔다
감사원이 오늘(4일) 류희림의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 "정황은 있지만 행위를 단정할 수 없다"는 앞뒤가 맞지 않는 감사 결과를 내놨다. 사건 발생 후 2년이 지나 물적 증거를 확보할 수 없었고, 관련 당사자들이 사주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사건 직후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이 윤석열 정권 눈치를 보며 시간을 끄는 사이, 범죄 혐의자들의 증거 인멸과 입 맞추기 시간만 벌어준 꼴이 됐다. 결국 보름간의 실지 감사 결과 역시 류희림 민원사주 의혹에 사실상 면죄부를 부여했고, 불이익을 감수하고 의혹을 폭로한 공익제보자들의 노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감사원이 파악한 류희림의 민원사주 의혹 관련자는 25명, 이 가운데 류희림의 친족과 지인은 11명이었다. 이들 숫자 역시 기존 언론 보도보다 크게 축소된 것이지만, 이들에 대한 조사에서도 민원사주의 정황은 짙게 드러났다. 민원의 요지가 동일했을 뿐 아니라 “마치 사실인냥” 같은 오타까지도 일치했다. 이것이 우연의 일치라면, 천문학적 확률이 실현된 셈이다.
그럼에도 감사원은 류희림의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 "민원사주 행위가 있었거나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민원 신청 후 2년이 지나 류희림과 민원인 간 통신 기록을 확보하기 어려웠고, 방심위 내부 문서 및 디지털 포렌식 기록에서도 객관적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이것이 감사원의 직무 태만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감사원이 민원사주 의혹의 위중함을 인식했는지 조차 의문이다.
언론노조와 시민사회단체가 류희림을 고발한 것은 2년 전인 2024년 1월 17일이었다. 지인을 통한 민원사주 의혹, 그리고 이를 알고도 신고와 심의를 회피한 혐의였다. 수사에 미적대던 경찰은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나서야 어처구니없는 부실 수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민원 사주로 인한 업무방해는 무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는 위법성 판단을 유보했다. 너무도 명백한 봐주기 수사였다. 경찰이 이렇게 범죄 수사의 골든타임을 허무하게 흘려보낸 뒤 감사원이 뒤늦게 감사에 착수했지만, 감사원마저도 의혹의 실체는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이번 감사 보고서가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감사원은 류희림이 본인 아들의 민원 제출 사실을 인지하고도 상임위원회에 참석해 안건을 심의·의결한 것은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또 류희림이 동생의 민원 제출 사실을 보고받고도, 국회에서 위증한 사실도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민원사주 의혹의 진실을 밝힌 책임은 다시 경찰로 넘어갔다. 언론노조는 2025년 9월에 개시된 재수사가 경찰이 내란정권의 심기 보전 기관이 아니었음을 입증할 마지막 기회라고 본다. 경찰은 지난 1월 6일 류희림을 국회 위증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여전히 민원사주, 거짓 증언 반복, 부실 감사, 직원에 대한 보복성 인사조치 등 방심위를 내란 정권의 호위대로 전락시킨 류희림의 혐의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
오늘 발표된 미흡한 감사원 감사 결과의 시작은 경찰의 고의적 지연과 부실 수사였다. 류희림과 함께 내란 정권에 충복으로 복무했던 시간에 대한 경찰의 철저한 반성과 사과는, 재수사 결과로 확인될 것이다.
2026년 2월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