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노조 산별 건설 결의

14일 부안연수원서, 5월께 조합원 총투표



KBS노동조합 집행위원회가 올 상반기 안에 조합원 총투표를 거쳐 언론산별노조를 건설 할 것을 결의했다.
본조의 집행부와 본사 중앙위원 그리고 전국 각 지부장으로 구성된 집행위원회는 지난 14일 전북부안군의 연수원에서 집행위원회를 열고 KBS노조의 산별 건설 방침을 논의해 이같이 결의했다.
이 자리에는 최문순 언론노련 위원장을 비롯한 언론노련 집행부도 참석해 언론 산별 건설 방안에 대해 KBS노조 집행위원들과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었다.
KBS노조 집행위원들은 이 자리에서 악화되고 있는 언론노동환경과 2002년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및 복수노조 등 개정 노동법 시행에 대비해 서둘러 언론 산별을 건설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KBS노조는 앞으로 대의원대회 결의를 거쳐 오는 5월께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 전국언론산별노조 건설을 위한 조합합병을 결의할 방침이다. KBS노조는 언론 산별건설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임금교섭관련 투표와 함께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이 자리에서 KBS노조 집행위원들은 언론노련과 KBS집행부와 좀 더 적극적으로 언론 산별에 대한 내용을 조합원들에게 알릴 것과 산별 건설 후에도 조직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직에 대한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미리 대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KBS산별노조건설 결의문
언론노동운동의 새 역사를 연다!


KBS노동조합은 88년 5월 방송민주화를 바라는 국민적 여망 속에 출범한 이래, 지난 10 여 년 동안 방송민주화와 노동자 권익향상을 위해 투쟁해 왔다.
노동조합 출범과 동시에 권력의 하수인이었던 당시 사장을 몰아내었는가 하면, 90년 4월에는 군부독재정권의 낙하산 인사에 맞서 전 조합원이 혼신의 힘을 다해 투쟁하는 자랑스런 역사를 남겼다. 또 97년 1월 노동악법 날치기 통과 때는 노동악법 저지 투쟁에 적극 나서서 전체 노동운동의 투쟁을 선도함으로써 노동자 대투쟁을 승리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런 투쟁의 전통은 힘차게 이어져 지난해 7월에는 방송악법 저지 투쟁을 벌여 최초의 노정합의를 이끌어 내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렇게, 때로는 투쟁하고 때로는 협상하는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 결과 KBS방송인들의 권익은 노조 창립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증진되었고, 사내민주화에도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다. 특히 국민의 방송 KBS의 프로그램이 예전에 비해 훨씬 공정해 진 것은 권력과 자본의 방송장악에 맞서 한시도 쉼 없이 싸워 온 노동조합의 투쟁의 결과라 자부한다.
그러나 KBS노동조합의 가열찬 투쟁과 그에 따른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KBS노동자들만으로 제한된 조직형태 때문에 많은 한계가 드러났다.
노동자들이 종원원의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노동자연대의식으로 나아가지 못함으로써 사측이 앞 장 서 벌이는 프로그램 경쟁과 방송시간 연장의 노동강도 속에 내몰려지고 있다.
또 일차적으로 기업내의 권익향상에 주력해야하는 상황 때문에 전 사회적인 노동자들의 권익을 지켜내는 데 유효하게 대처하지 못했다. 그 결과 사내 투쟁으로 확보한 복지가 과도한 세금과 부실한 사회보장으로 유실되어 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정치개혁을 위하여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는 아직 미약한 현실을 뛰어 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신자유주의는 IMF위기이후 기승을 부리고 있어, 언론노동자의 미래에 짙은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이미 연봉제와 계약제등의 임금제도와 분사를 통한 임금 삭감이 전 언론계를 휩쓸고 있다. 지난해 파업투쟁을 벌였음에도 불구하고 KBS에 간부 성과급제에 도입될 수 밖에 없게 된 현실에서 보듯이, 이제 강고한 단결력과 투쟁력을 가진 KBS노동조합도 각종 노동억압제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런 현실을 타개 할 수 있는 현실적이며 유일한 방법은 단 하나, 전체 언론노동자들을 한 데 묶어 함께 투쟁하는 것 뿐이다.
큰 노조나 작은 노조, 앞 선 노조나 뒤진 노조 등의 사소한 차이를 극복하고 전체 언론노동자들의 단결을 통해 전체 노동자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는 것만이 우리에게 닥친 상황을 타파해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인 것이다. 우리는 그 가능성을 지난 97년 1월과 99년 7월 두차례에 걸친 연대파업을 통해 똑똑히 보았다.
이에 그동안 KBS노동조합의 투쟁을 앞 장 서 견인해 온 우리 집행위원회는 언론노동운동의 새로운 역사가 될 언론산별 건설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을 결의하며, 그 의지를 모아 올 상반기 안에 전 조합원 총투표를 거쳐 언론산별 건설을 완수 할 것임을 다짐하는 바이다.

2000년 3월 14일
한국방송공사노동조합 집행위원회


<277호 1면,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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