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호경 사장 등 경영진 파행 견제할 단협안 사측거부 따라

CBS노조 파업준비 착수


권호경 사장 퇴진문제를 안고 시작됐던 CBS 임단협이 노조는 연맹으로, 사측은 경총으로 교섭권을 위임하며 '대리전'까지 펼쳤으나 3개월만에 결렬됐다.
언론노련 최문순 위원장·CBS 민경중 위원장 등 10명의 연맹교섭단은 지난 5일 경총 측과 7차 임단협 전체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방송을 사익을 위해 이용하거나 회사를 파행으로 몰고 간 권사장 같은 경영진의 견제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임단협 교섭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며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따라 CBS노조는 추석 직후 쟁의조정신청을 낸 뒤 20일게 파업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노조는 이날 산별전환투표도 동시에 실시키로 했다.
연맹 교섭단은 이날 임단협 전체회의서 ▲임금 총액 28% 인상 ▲ 노사 동수 인사위원회 구성 ▲ 쟁의기간 중 연주소·송신소 송출요원의 기본근무자 제외 ▲공정방송윤리규정 신설 ▲보도·편성·기술국장 추천제 및 1년 뒤 중간평가제 실시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사측은 임금동결과 3국장 추천제 및 윤리헌장 신설 불가, 징계대상자의 증인신청권 삭제 등을 고수, 결국 결렬됐다.
공정방송윤리규정과 3국장 중간평가제는 '총선승리 화분사건'과 '대통령 충성편지 사건' 등으로 촉발된 CBS 권호경 사장의 정치적 굴신 등을 제어하기 위한 제도로 노조의 핵심요구안 중 하나.
이에 앞서 노조는 지난 1일 대전에서 전국중앙위원회를 열어 "사측의 임단협 안은 노조를 우롱하는 것"이라는데 입장을 같이 하고 임단협 결렬에 대비한 파업방안을 논의했다.
중앙위원들은 "9·10월 투쟁에 CBS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강조한 뒤 "사측이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을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 언론노보 289호(2000.9.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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