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얼마 전 세간의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이동 통신 회사의 광고 카피 문구이다. 커뮤니케이션의 모바일(Mobile) 중요성을 함축적으로 나타내고 있으며, 이동 통신으로의 트렌드를 명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공공 장소나 직장, 가정에 풍부한 유선 전화망이 보급되어 있음에도 많은 소비자들은 더 이상 이동 통신의 사용을 주저하지 않는다. 2차 재생 전지의 사용량이 3-5년 내에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 TFT-LCD의 급격한 수요 증가 등은 이동 가능한 휴대용 기기의 사용 확대를 짐작케 해준다.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보편화된 이동 통신의 음성 서비스가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 서비스에 소비자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광대한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하게 된 지점이 전송 기술의 디지털화라는 점에 많은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이미 디지털화 한 통신 수단에서는 음성, 문자 전송뿐만 아니라, 최근에 시험 서비스에 들어간 동영상 서비스가 향후 디지털 이동 통신의 확대, 발전 가능성을 극적으로 높여 줄 것이다. 외국의 많은 학자들과 방송 사업자들이 지적했듯이, 향후 이동 통신 회사의 동영상, 무선 인터넷 제공 등 이동하면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가 디지털 지상파 방송의 최대 경쟁자가 될 것이다. 때문에 디지털 지상파 방송의 이동 수신 가능 여부가 지상파 방송의 존립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라는데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미국 방식에서 유럽 방식으로 디지털TV 방식 변경을 추진 중이거나, 유럽 방식을 채택한 나라에서 변경의 주된 이유로 - 여러 가지가 있지만 - 이동 수신 여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정 수신은 이미 아날로그적 낡은 개념이 되어 가고 있다. 방송이 사회적 공공재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현재와 같은 고착된 일방적 정보 제공 시스템에 시청자는 더 이상 호의를 베풀지 않을 것이다. 수많은 매체들이 사용자들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점점 확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유료 방송 관련 사업자들이 자신들의 영역을 확대해 가는 동안, 소외 계층의 효율적 미디어 참여 수단은 축소되는 불행한 상황이 깊어질 수도 있다. 디지털이란 환경 변화를 감안한다면, 공공적 방송은 오히려 많은 시청자들과 시공을 뛰어넘는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확대해야 하는 책임이 더 커질 수 있다. 혹자는 과연 HDTV를 지향하는 우리의 디지털 방송 정책에서 이동 수신 여부가 중요한 문제인가, 또한 현재 이동 중에 방송을 시청하는 시청자가 없다는 점에서 디지털 방송의 이동 수신에 집착하는데 회의를 품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지금"의 위치에서 바라본다면, 오히려 막대한 자원을 소모하면서 지상파 디지털화를 추진해야 하는지 되묻고 싶다. 정책 당국이 "미래"를 기준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지금 당장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디지털 방송 정책에 이동 수신 여부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이미 미국 방식의 재검토를 요구한 싱클레어 방송 그룹이 미국 방식의 디지털 변조 방식에 대해 지적한 " ...DTV를 현재 간단한 안테나로 시청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휴대나 이동하면서 수신할 수 없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사실을 가볍게 여긴다면 향후 소비자, 방송 사업자, 수상기 제조 업체 모두 막대한 경제적, 사회적 비용에 대한 부담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한국방송기술인 연합회 전 편집장 문효선/ 언론노보 291호(2000.10.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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