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노조의 함성"7월 임단협 파업 직전 극적 타결IMF절박감이 대동단결 전환점 IMF사태 이후 지방언론사의 노동현장은 참담하기 그지없다.구조조정의 회오리속에 동료들이 빠져 나간 빈자리는 덩그러니 책상만 남아 있고 그나마 열악했던 임금수준은 바닥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사용자측은 IMF특약이니, 고통분담이니 하는 너스레로 노동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구조조정 당시 회자됐던 말 가운데 [잘리자니 실직사요, 남아 있자니 과로사]라는 말이 있었던가. 지금의 지방 신문사 노동현실이 여지없이 그 짝이다.호남신문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차례 구조조정을 통해 10여명의 동료직원이 직장을 뒤로 했고 기본급 삭감, 상여금 반납을 골자로 하는 IMF특약은 2년 넘게 지속돼 왔다.생활고에 시달리다 못한 동지들은 구조조정이 아니더라도 하나 둘 둥지를 떠났다. 그래도 사용자측은 더 많은 희생만을 강요했고 노동강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았다.하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절박함이 오히려 동지들을 노동조합의 깃발 아래로 모이게 했다.이제는 분노해야 한다는 외침들이었다. 상처는 비록 앙금처럼 남아 있지만 더 이상의 굴종은 없다는 절박함이기도 했다.그 결과 지난 7월 마무리된 임투때는 이지역 신문사로서는 처음으로 파업직전의 노동쟁의 조정단계까지 이끌었고 그 때까지 노동대오는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었다.노동자들이 자신의 몫을 챙길수 있는 길은 결국 대동단결 뿐이라는 것을 절감한 순간이기도 했다. 이를 통해 크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임투를 승리로 마무리지었고 노동조합의 하나됨을 다시한번 확인했다.하지만 싸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사용자측은 온갖 수단으로 노동착취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으며 근로자의 복지수준은 IMF사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열악한 임금 때문에 생존권 투쟁 이외의 언론운동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이다.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조합원들이 하나로 뭉쳐 있다는 것이다. 비록 설립된지 4년밖에 안된 노조지만 너무 많은 것을 경험한 탓인지 모두 독(?)이 올라 있다. 또 새로 수혈된 신입 조합원들도 열기가 만만치 않다. 호남신문 노조는 이제 다시 운동화끈을 동여 매려 한다./ 언론노보 291호(2000.10.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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