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올해 내내 지속되고 있는 KBS 문제는 아쉬움 또한 있다. 9월18일, 19일 연속으로 열린 중앙 사무처 전체회의와 중앙집행위원회는 이 문제만으로 오랜 시간 토론을 벌였다. 이틀을 관통한 주제는 2007년2008년 예측되는 정치지형에 따른 공영방송체제의 유지 발전 문제였다. 한나라당의 방송정책에 있어 우선순위는 신문·방송의 겸영 허용, KBS2 TV 민영화임은 공지의 사실이다. 한나라당 추천 모 방송위원 또한 KBS2 TV 민영화를 공공연하게 얘기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한미FTA라는 쓰나미는 시시각각으로 다가오고 있다. 참으로 급박한 시기이다.
그뿐 아니다. 우리는 십여 년 전부터 매체환경의 급변을 얘기해왔고 실제 급변했다. 자본과 권력은 치밀하고 고도화 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나 노동조합의 대응 방식은 여전히 십여 년 전 그대로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부분적이고 단순하며 수공업적이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폭발적인 뉴미디어의 출현, 매체간 또는 통신과의 융합으로 언론사·매체·지역별 갈등과 이해상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전체에 대한 통찰이 그 무엇보다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대화와 소통에 있다.
최근 언론노조와 몇몇 지부 사이의 부분적인 이견과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 바 크고 그 해답은 대화와 소통의 복원에 있다. 투쟁의 목표와 방법에 대해 충분히 토론하고, 이견이 있다면 좁혀 하나가 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좀 더디더라도 그게 최선이다. 어렵고 혼란스러운 때일수록 기본과 원칙을 새겨야 하고 곧은 심지를 곧추 세워야 한다.
- 박강호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위원장)
// 언론노보 424호 2006년 9월 28일 목요일자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