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만은 ‘앵무새’ 보도행태 안된다  

                                                                               2006년 09월 06일

한미FTA 3차 협상을 앞둔 지난 한 주 방송3사는 다양한 기획물을 내보냈다.

KBS <뉴스9>는 8월30일부터 ‘미국의 전략은’이란 제목으로 다섯 차례의 연속 기획을 통해 FTA가 정상회담에서도 논의된다는 웬디 커틀러의 발언을 담았고, 의약품 특허권과 관련해 WTO보다 더욱 강하게 요구한다고 전했다. 또, 반덤핑 문제 등은 미국FTA에서 다뤄진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미국의 농산물 개방 압력(9월1일)과 SAT 시험 확대 요구(9월3일), IPTV 등 방송통신 시장 개방 등을 우려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SBS <8뉴스> 역시 8월28일 ‘공격포인트 찾아라’를 시작으로 한미FTA 3차 협상에 앞서 4대 선결조건도 내놓은 상황에서 미국은 여러 쟁점을 만들었지만 우리는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한 기획보도를 내보냈다. 이에 비해 YTN은 노무현 대통령의 ‘FTA 체결하면 잘살게 될 것’이라는 발언(8월31일)을 담은 기사와 농업이 현대화로 개방에 대비해야 한다(9월1일)는 내용을 보도했다. 그리고 2일에는 3차 협상에 대한 개요와 함께 FTA 반대 원정시위도 계속된다고 전했다.

한미FTA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방송3사의 보도는 ‘어떻게 하면 협상을 잘할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 이 같은 이유는 정부가 정한 의제의 프레임에서 아직 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송은 한미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을 때 정부가 제시한 ‘성장 수치’를 비판 없이 수용했고, 이후 수치 누락 등의 문제가 제기됐을 때는 외면했다. 일부 시사프로그램만이 미국식 FTA의 문제점과 4대 선결 조건을 문제삼았다.

한미FTA가 다루기 힘들고 무거운 주제이며 1, 2차 협상을 통해 내용이 반복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협상이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사안임을 명심해야 한다. 협상 결렬부터 성공까지 모든 것을 열어놓고 보도해야 한다. 협상을 성사시킨 뒤 민감 품목 등의 양허안까지 고려하면 책임은 현 정부가 지는 것이 아니라 언론과 국민이 고스란히 지게 된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결코 정부의 입장만을 되풀이하는 언론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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