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죽어도 하나"
불신벽 허문 CBS동지애

'권호경 사장 퇴진을 통한 CBS 살리기 운동'이 사내외에서 갈수록 열기를 더 해 가면서 CBS의 사내 분위기가 전례를 찾을 수 없을만큼 활기에 넘치고 있다.
CBS는 지난해 4월 33일동안의 파업이 사실상 노조의 패배로 끝나면서 선 후배와 동료들 사이, 간부와 평직원 사이에 보이지 않는 불신의 벽이 생겨난 것이 사실이다. 'CBS'가 좋아서 선택했던 기자와 프로듀서, 아나운서 등 핵심 현업자들 가운데 최근에만 7명이 침체된 조직 분위기와 전망의 부재에
환멸을 느껴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그러나 CBS 살리기 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이같은 침체 분위기는 급속히 바뀌기 시작했다. 특히 아무런 신분 보호 장치가 없는 부장급 간부들이 불이익을 무릅쓰고 '권호경 사장 퇴진'을 요구하면서 사내 분위기 고조에 불을 붙였다. 이 때문에 지난 27일(월) 조합원 총회에 참석한 최문순 언론노련 위원장은 "예상과 달리 활기 찬" CBS의 분위기에 놀라기도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노조의 홈페이지(www.nojo.pe.kr)에 간부들과 조합원들이 올린 글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사랑은 거져 얻어지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사랑의 가장 큰 힘, 바로 용기가 있어 모두가 사랑을 나눠 갖는 것일 겁니다. 요 며칠사이 실의에 빠졌던 CBS 가족에게 사랑을 전해주고 있는 수많은 선배들을 보며 사랑의 위대한 힘을 실감합니다."
"46년 역사 속에 살아있는 CBS의 저항정신, 그것은 참으로 위대하고 값진 것임을 다시 깨닫게 됩니다. 왜냐면 CBS의 저항정신에는 사랑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서명하신 선배님이나 그렇지 않은 선배님을 구분하고 싶지 않습니다. 모두를 사랑합니다.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요한일서 3:18)" "동료들의 모습을 바라만 봐도 ... 곁을 스쳐만 가도... 코 끝이 찡하면서 목이 메이는 이유를 우린 잘알고 있습니다. 이런 느낌과 감동이 정말 얼마 만인지... 오늘의 이런 감동 오래 오래 간직하겠습니다. "
"이번 CBS 살리기 운동의 큰 힘이 된 부장단 서명운동, 그 명단에서 소장님의 사인을 오랜만에 보았습니다. 일개 조합원이지만 개인적으로 큰 힘이 되었습니다." "후배 여러분도 서명 부장단이 징계를 받았다고 해서 서명 부장단을 위해서 울 필요는 없습니다. CBS를 위해서 울어 주십시오. 서명 부장단은 모두가 주동자고, 주체입니다."
CBS 노동조합 민경중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권사장 문제를 빼면 지난 87년 입사한 뒤 지금의 사내 분위기가 가장 좋은 것 같다"면서 "권사장이 퇴진할 경우 CBS에서 형성되고 있는 단결과 상호 신뢰의 분위기가 곧바로 회사 살리기를 위한 생산적 에너지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