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이준안)은 지난 5월 31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SBS 공개홀에서 제18차 중앙위원회(언론노련 72차)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진상조사소위원회의 ‘조합비 횡령 의혹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승인했다.
이날 보고된 진상보고서는 △김아무개 부장의 조합비 횡령 △전 집행부 임원의 횡령 관련 의혹 △정치기금 조성 및 전달의 불법성 의혹 △사무처 별도 통장 운영 △규약·규정 위반 등 총 5개 항목으로 구성됐고, 중앙위에서는 보고서 전체와 각 부문에 대한 질의 응답 및 토론을 거쳐 각 항목을 표결로 통과시켰다.
총 160명의 중앙위원 중 119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중앙위원회는 첫 번째 안건인 비상대책위 승인의 건부터 박승규 KBS본부장이 진상소위 구성의 공정성 문제를 제기해 긴 진통이 이어질 것이 예고됐다. 결국 중앙집행위원회의 비상대책위 전환과 관련된 4개의 사안 중 4월27일 산별 4기 2차 중집에서 결의한 비대위 구성에 대한 건만 통과됐고, 비대위체제의 기간과 이후 징계위 구성 등에 대한 사안은 진상보고서 승인건 이후로 처리 순서가 바뀌었으나 이후 정족수 미달로 처리되지 못했다.
최상재 진상조사소위 위원장(SBS본부장)은 35일간 관련자 소환 조사와 수표 추적 등 자료조사 등과 함께 민주노총 법률원의 의견 청취 등을 토대로 작성된 보고서를 발표했다. 진상조사소위는 최상재 진상소위 위원장을 포함해 이중근 경향신문 지부장, 현덕수 YTN지부장, 이명수 헤럴드미디어지부장, 박록삼 서울신문지부장, 최창규 언론노조 부위원장(전 전주방송 지부장), 이영식 언론노조 사무처장 대행(전 스포츠조선 지부장), 조준상 언론노조 정책실장(전 한겨레지부장) 등 8명의 중집 위원으로 구성되었다.
◇ 김아무개 부장의 조합비 횡령=진상조사위는 김아무개 부장이 지난 2004년 4월2일부터 2007년 4월12일까지 총 3년에 걸쳐 횡령한 사실을 확인했다. 횡령은 기금통장에서 직접 자금을 인출하는 단순한 방법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횡령 액수의 경우 현재 검찰에서 조사가 진행되는 것을 감안해 명기하지 않았다. 현재 김아무개 부장은 9천 만원을 상환했고, 변제 계획서를 제출한 상태지만 집행부의 적극적인 채권확보가 필요하다고 진상소위는 지적했다.
진상소위는 대규모 횡령 사태가 장기간 방치된 것과 관련 △산별전환 이후 회계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점 △특별기금 관리의 별도 규정 미비 △통장 원본 확인도 못한 점등을 지적한 뒤 회계 전반을 책임지는 사무처장, 관리를 책임지는 수석 부위원장, 위원장, 감사에게 주요한 책임을 묻고 특별 기금 관리에 대한 규약 규정의 제정과 시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전 집행부 임원의 횡령 관련 의혹=4월20일 중집에서 당시 최철호 부위원장 서리가 전 집행부 임원에 대해 특별기금 운영의 영수증 미비, 기금 전달 수령 당사자의 부인, 전 위원장 급여보전의 변제 시점의 문제 등을 포함 김아무개 부장의 횡령건 이외에 1억5천만원 가량의 조합비 횡령 의혹을 제기했었다.
중앙위원회에 보고된 진상보고서는 김아무개 부장의 횡령에 전 집행부 임원이 관련된 사실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고, 투쟁기금과 관련 국민일보 투쟁과 관련된 200만원을 제외하고 당시 투쟁사업장의 위원장들로부터 기금 영수를 확인했다.
또 스포츠조선 투쟁과 관련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임금 가압류에 따른 임금 보전과 상환 시점에 대한 의혹에 대해 진상소위는 횡령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어려우며, 신분 안정 기금의 조성과 집행에 대한 규정을 신속히 제정 시행해야 하며, 지원의 형평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지본부별로 적립되는 신분보장기금의 처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치자금 사용과 관련 공식 의결 기구를 거치지 않고 실제 집행과 다른 명목인 민주노총 임원선거 활동 지원과 진보적인 인터넷 정치신문 창간 지원은 규약 규정을 위반한 사안이라고 진상소위는 밝혔다. 진상소위는 이어 차후 정치기금의 집행 근거와 기준에 대한 세부 규정 마련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 정치기금 조성 및 전달의 불법성 의혹=언론노조는 200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2003년 하반기 중집과 중앙위원회 대위원대회를 통해 민주노총의 총선방침에 따라 민주노동당에 대한 조직적 지원을 통한 진보세력의 원내 진입과 언론개혁에 우호적인 정치환경 조성을 위한 수구 기득권 세력에 대한 국민적 심판 운동을 조직하기 위해 총선투쟁 기금 모금 사용하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총선을 앞둔 2004년 3월14일 정치자금법 개정으로 노동조합 명의의 기부까지 제한됐다. 당시 언론노조 집행부는 노동조합의 정치세력화를 저지하기 위한 정치자금법 개악을 정면돌파하려는 정책적 판단을 했으며, 세액공제제도를 활용했다.
이에 대해 진상소위는 “기금이 실제로 전달되었나를 따질 수는 있겠으나 전달과정의 법 저촉 여부는 정치자금법 개악이 조합의 정치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진상소위는 이어 2004년 총선 투쟁 등과 관련 민주노동당 의원 후원에 대해 일부 건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세액공제 명단 열람 등을 통해 지원내용이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사무처 별도 통장 운영=애초 4월20일 중집에 보고된 보고서의 ‘비자금’ 명칭을 근거로 일부 신문이 사실 확인 없이 ‘집행부와 사무처 성원들이 조합비를 횡령했다’는 식의 악의적으로 보도되면서 도덕적 문제에 휘말려 있던 사안이다. 진상소위는 이 통장의 명칭이 애초 잡수익 통장, 상조회 통장 등으로 불린 것 등을 종합해 ‘사무처 별도 통장’이라고 명칭을 정했다.
진상소위는 이에 대해 사무처 채용 성원이 외부 연구조사 집필비와 토론회 사례비를 수령해 자발적으로 적립해 사용한 것으로 조힙비 횡령이나 유용으로 볼수 없다는 시각과 급여를 받고 있는 상황이므로 조합의 수익으로 산입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유용에 해당된다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진상소위는 외부 연구사업 등의 인건비가 조합비로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사 대상으로 삼을 수 없으므로 부정하게 쓰이지 않았다면 문제 삼기 어렵다는 회계 감사의 의견을 적시했다. 진상소위는 이어 10년 넘게 관행적으로 내려온 점과 사무처 성원들의 노력과 자발적 기부 의 성격은 고려할 수 있으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특별회계로 산입하고 성원의 기여에 따라 투명하게 격려금을 지급하는 등의 합리적인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법률원은 “연구 집필을 위해 추가 노동이 발생할 경우 통상 업무인가 과외의 업무인가라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명확한 규정이 없다면 통상적인 업무와 과외 업무의 성격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 통상 업무외의 업무에 대해서는 금여외의 추가 보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 규약·규정 위반=재정사업의 임의 시행과 투쟁기금 중 전세금 지원, 퇴직적립금 사무처 채용성원 대출, 퇴직적립금의 파견자 대출, 정년자 고용 문제 등이 4월20일 중집에서 규약 규정 위반으로 지적이 됐다.
2006년 재정사업의 경우 PDP, PC 등 구입 현물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횡령 의혹이 제기됐지만 진상소위는 증빙 서류는 회계서류에 첨부되지 않았을 뿐 보관돼 있었고, 현물 역시 전주와 익산 터미널에 설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진상소위는 횡령 의혹은 해소됐으나 중집 승인 규약을 알지 못한 채 시행한 점 등은 규약에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세금 지원과 관련 숙소가 필요한 지역 파견자들이 자체적으로 전세금을 충당할 수 없는 경우, 투쟁기금에서 지원할 필요성은 인정되나 투쟁기금 운영 규정이 미비한 상태에서 의결기구에서 공식적으로 논의·결정되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진상소위는 보고했다.
또 퇴직적립금에서 사무처 성원에게 대출된 사안의 경우 2004년 임단협에 의해 시행된 것으로 중간정산시 성원들의 손실을 고려된 것으로 언론노조 사업장 일부에서 노사합의로 시행되는 제도이며, 대의원회 보고 자료에 명기되어 있는 사안이라고 진상소위는 보고했다. 진상소위는 이것이 사무처 전결로 처리된 것은 문제가 있으므로 대의원회에 활동 자료 외에 공식적인 보고의 필요성과 함께 별도 규정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정년자 고용과 관련 해당 성원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경우 상당수가 정년을 넘긴 노동운동의 원로임을 감안할 때 규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진상소위는 밝혔다.
◇ 이후 어떤 절차를 밟나=중앙집행위원회의 비상대책위로의 전환체제는 당분간 계속해서 유지되면서 조합원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제도개선 등의 활동을 진행하게 되며 늦어도 7월초까지 차기 중앙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민주적 의견 수렴과 공식 의결기구를 통한 충분한 진상조사 노력 없이 검찰에 일방적으로 고발 진정된 배경에 대한 진상조사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중앙위원회에서 제기된 상황에서 비대위의 조사 활동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날 승인된 조합비 횡령 의혹 진상조사를 기초로 관련 책임자에 대한 징계를 위한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언론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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