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송신소에서광주방송(KBC) 송신소는, 어머니 품 같은 무등산, 그 북서능선의 중심인 중봉 900m 고지에 서서 광주 시가지를 바라보며 60m 송신탑을 드높이고 있다. 송신소는 연주소에서 보내주는 프로그램의 전기적 신호를 변조 증폭하여 안테나를 통해 내 보내는 방송의 최 종단으로, 더 많은 시청자에게 방송 신호가 미치도록 지형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한다. KBC의 주 송신소인 이 곳 무등산송신소는 송신출력 30KW, 채널 UHF 37번으로 광주권과 인근 전남지역을 담당하고 있다.얼마 전 2박 3일의 근무를 위해 출산예정일을 일주일 앞둔 아내와 딸아이를 집에 두고 송신소로 향한 적이 있었다. 근무 3일째 날 새벽 3시, 야심한 시각의 전화벨 소리는 산모의 진통소리 임을 본능적으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 시각 댁에서 주무시던 소장님은 망설임도 없이 날아와 새벽 근무를 대신해 주었고,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 그날 아침 엄청난 낙뢰가 송신소 앞 6600V 인입 전주를 강타했다.영하 20도까지 내려간 어느 날 아침 6시 중계방송 링크구성을 위해 송신소 밖 돔안의 마이크로웨이브 장비를 새로 세팅해야 했었는데, 혹한으로 결빙된 자물통을 열 수가 없었다. 1시간 여를 씨름하니 그때서야 자물통은 저항을 포기했고, 간신히 방송시작 10여분 전에 링크구성을 마칠 수 있었다. 이러한 변칙 상황들은 송신소 근무 환경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송신소에서는 송신시설 유지보수와 전력시설 관리는 물론이고, 풀베기, 태풍으로 무너진 철조망 보수, 수채 구멍 뚫기 등 허드렛일도 마다할 수 없으며 중단 없는 송신을 위해 6600V 전압의 전원이라도 급하면 맨손으로 연결하겠다는 각오로 근무해야 한다. 송신소는 긴장과 함께 하는 방송의 최전방이다.2001년 신사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 한 가족이 된 일만 사천 조합가족 모두가 올해에는 굳게 단결해 언론인의 역사적, 사회적 책임감과 긍지를 키우기 바란다. 그리고 사랑과 행복으로 충만된 따뜻한 한 해가 되길 동쪽 능선 위에 올라선 새해의 해를 바라보며 마음 속으로 두 손 모아 기원한다. 김상철 광주방송 기술국/ 언론노보 297호)2001.1.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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