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우리들에겐 밝지 못한 소식들 뿐이다.경제문제가 이 나라의 최우선 과제이고 그 해결방법은 구조조정이며 구조조정은 곧 인원감축이라고 외쳐대며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마구 내쫓는 이땅의 힘있는 자들과 가진 자들의 무자비함을 보며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를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다. 신문사들도 국제통화기금 체제이후 구조조정을 한다며 수많은 인원을 감원했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각 사마다 무한경쟁 속에서 앞을 예측하지 못하는 경영으로 회사가 어려움을 격을 때 그럴 때 책임지고 물러나는 경영진이나 고위간부는 찾아보기가 어렵고 언제나 해결책은 힘없는 약한 부서부터 구조조정을 시작하는 것이 그들의 방법이다.여러 신문사들이 구조조정이라는 미명하에 윤전직 노동자들을 해고 또는 분사 시켰고 지금도 진행중이다. 최근에는 44명이나 되는 윤전직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위협하는 신문사도 있다. 이것이 그 회사가 사시로 표방하는 사랑,진실,인간의 실천 방법이었나.도대체 왜 구조조정의 1순위는 윤전직 노동자들 이어야 하는가.이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터무니 없는 임금을 책정하며 강제로 분사 시키는 것만이 구조조정의 성공이란 말인가. 밤을 낯처럼 생활하며 굉음이 울리는 기계와 함께 일을 하므로 소음성 난청증세로 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람들, 여름에는 근무지의 사정에 따라서 30~40도를 오르내리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묵묵히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이다.손가락을,혹은 손을,혹은 팔을 기계에 잃고 평생을 장애자로 살아가는 이들이 어디 한둘인가.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전 노동자들은 유럽 선진국들과 같은 완벽한 소음 방지 시설이나 기계안전 장치를 요구하지도 않았다. 그러한 시설이나 장비를 모두 갖추려면 회사의 부담이 워낙 큰 것을 알기 때문에 그 정도는 자신들이 희생을 감수하고 견뎌내며 회사를 배려하는 아량 까지도 갖춘, 그런 충성스런 윤전직 노동자 들이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윤전기는 신문사 재산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 이를 관리하고 운용하는 이들의 역할이야 말로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수백억을 투자한 최신 윤전기를 노동자들의 사기저하와 무관심으로 관리를 소홀히 할 때, 잦은 인쇄사고로 인한 신문의 인쇄품질 저하와 기계의 수명이 단축될 것을 계산해 볼 때 그 손실을 돈으로 환산하면 엄청난 수치 일 것이다.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이들에게 구조조정만 하면 제일 먼저 희생의 제물이 되기를 요구하는 것을 우리는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다.이제는 언론 노동자들이 언제까지 어디까지 남의 일처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며 업종간, 직종간, 자사와의 이해관계를 떠나 하나로 뭉쳐 대응해야만 한다.언론 노동자들의 단결된 힘을 모아 투쟁하여 저들의 그릇된 생각을 고쳐주고 우리의 생존권을 되찾아 마음 편히 일하며 우리의 자식들에게 살기 좋은 세상으로, 이땅이 정말 아름다운 금수강산으로 보이게 하며 더 이상 외국을 동경하지 않는 그런 세상을 자식들에게 물려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날이 속히 오기를 갈망하며 오로지 단결된 힘과 투쟁의지만이 우리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언론노보 298호(200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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