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진 출연자 청취자 시민단체 결합CBS 살리기 위한 마지막 파업 공감대CBS의 노사 갈등과 이에 따른 파업이 지난 연말을 고비로 급격한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연말까지 노사 양측이 임금 단체 협상을 둘러싸고 힘 겨루기를 해 왔다면, 새해부터는 CBS 출연자와 청취자들까지 노조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고, 갈등의 내용도 CBS 방송 정상화와 권호경 사장 퇴진 문제로 확대된 것이다. 이는 지난 연말의 임·단협 협상 결렬과 노조 전임자 해고, 시사자키 진행자 정태인 씨 일방 해임 등 일련의 사건들 때문. CBS 노사는 실무협상 대표들의 잇따른 물밑 접촉을 통해 지난해 12월 29일 밤 임금 단체 협상에 관한 합의안을 도출했다. 노조는 총무국장 한국연 기획조정실장까지 실무협상에 나왔고 권호경 사장이 동의만 남아 사실상 타결된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권호경 사장은 이튿날 사측 대표들이 노사합의안을 내놓자 이를 거부하고 퇴근해 버렸다. 그러면서 모든 책임을 정두진 전무에게 떠넘겼다. 정 전무는 자신이 "일개 임원으로 제3자일 뿐"이라면서 책임지기를 거부, 노사합의가 무산되었다. 사측은 앞서 지난달 28일 시사자키 진행자 정태인 씨를 일방적으로 해임했다. 정씨는 CBS 방송을 진행하는 외부 인사들의 방송 정상화 촉구 서명을 주도했으며, 방송을 통해 CBS 사태의 본질을 청취자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이어 30일에는 민경중 노조 위원장과 김준옥 노조 사무국장을 해고했다. 해고 사유는 "지난 5월 26일 권 사장의 용퇴를 호소한 간부들을 지방으로 좌천 발령한데 대해 기자들이 집단적인 취재ㆍ방송 거부에 나서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현재 이 징계위원회는 지난해 7월 중단된 뒤 속개되지 않고 있다. 비상식적인 일이 잇따라 발생하자 노조는 CBS의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왔다고 판단하고, 새해부터는 인터넷 등을 통해 CBS 사태를 외부에 적극 알리는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노조가 '확전'에 나선 것은 사측이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고, 파업이 1백일을 넘기는데도 노조원들이 전혀 흔들림 없이 파업 대오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파업이 1백일을 넘기면서 조합원들은 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번 파업이 CBS를 살리기 위한 '사실상 마지막 파업'이라는 데 대한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다. 한편, 시사자키 진행자 정태인 씨의 해임을 계기로 CBS 청취자들과 출연자, 진행자들도 CBS 정상화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들은 'C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C사모)을 만들고, 온ㆍ오프라인에서 권호경 사장의 퇴진과 CBS 정상화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하는 등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연봉으로만 2억원 가까운 돈을 받으면서도 자리 지키기에만 급급해하는 권호경 사장, CBS 내 외부의 움직임이 얼마나 활발해지느냐에 따라 그의 입지가 정해질 전망이다. / 언론노보 298호(2001.1.1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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