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미디어정책에 대해 자유언론 설립자인 밥 맥체스니가 “막강한 힘을 지닌 정치가들은 대중매체의 한 자리를 얻어 정치 선전을 하기 위해 밀실에서 암투를 벌여왔다”며 “이것이 미국의 지난 50년간 언론정책이고 최근 20년간 이것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영화는 시작된다. 언론과 정치인의 결탁을 이야기 한 영화 ‘안티 폭스’가 현 한나라당의 언론악법과 비교되며 많이 회자되고 있다.

루퍼트 머독은 9개 위성TV 네트워크, 100개 케이블 채널, 175개 신문사, 40개 출판사, 40개 방송국, 1개의 영화사를 소유하고 있고, 폭스미디어의 소비자는 총 47억 명으로 세계 인구의 4분의 3에 육박한다.

영화는 폭스의 내부로 들어가 경영진의 ‘보도 지침’부터 이야기한다. 존 무디(2003년 폭스 부사장)와 로저가 쓴 내부 문건에는 방송 방향이 지시돼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3년 5월9일 문건에는 오늘 폭스는 낙태 문제를 특집으로 방송하라는 내용이 있고, 04년 3월23일 문건에는 9.11 사태를 부시에게 불리하게 보도하지 말라고 하는 내용이 있다. 내부 구성원들은 폭스 사내 분위기를 ‘스탈린 체제’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폭스 뉴스의 특징은△뉴스의 선정성(정신이 없다) △사실과 의견 구분이 어렵다 △누가 그러는데(some people say~) 방식으로 확실하지 않는 내용을 상대에게 물어 당혹스럽게 하거나 함정에 빠트린다는 것이다.

또 브리트 흄이 진행하는 특별 보도에서 인터뷰의 경우(03년 6월하순~12월 중순) 공화당원이 민주당원보다 5배 자주 등장한다는 조사 결과까지 제시한다. 물론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제작진들은 정치적 선호도를 고려한 결과라고 일축한다.

이와 같이 하여 폭스는 선거 기간 동안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데이비드 블록 미 언론문제연구소 소장은 “TV와 라디오의 메아리 효과는 선거 기간동안의 잘못된 정보가 돌고 돌아 국민의 귀에 들어오게 만든다”며 “언론의 오보는 민주주의를 그 뿌리부터 썩게 만든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폭스는 역설적이게도 “공정하고 균형있는 방송”(Fair & Balanced)을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그리고 한나라당이 원하는 복합미디어 그룹의 대표 주자인 폭스의 모습을 전한 ‘안티 폭스’. 그들이 일자리 창출이라는 거짓 홍보를 하면서까지 만들려는 복합미디어 그룹의 현 주소를 이 한편의 영화에서 엿볼 수 있다.


// 언론노보 제464호 2009년 5월 8일 금요일자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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