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준은 '국민'에 320억 내놓으라
노조, 평생독자회비 반환투쟁

“국민일보를 위해 거둔 평생독자 회비를 당장 국민일보로 반환하라”
국민일보 노동조합(위원장 김용백)이 3백20억원 가량의 평생독자 회비를 국민일보에 돌려줄 것을 조희준 전회장에게 요구하고 나섰다.
평생독자 회비는 국민일보를 30년간 무료 구독하는 등의 조건으로 모집한 평생독자들에게서 거둔 돈으로 1명당 1백만원씩이다.
지금까지 모집한 평생독자는 줄잡아 4만여명. 월 5만원 내지 10만원씩 분할납부하다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회비를 납부하지 못한 사람들이 적지 않아 평생독자 회비는 3백2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사측 관계자도 이같은 액수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노조에 따르면 평생독자 회비는 ‘국민일보 자립경영을 위해 쓰일 종자돈’으로 거둔 돈이다.평생독자 모집은 조 전회장이 사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98년 6월 시행됐다. 신문에 여러차례 사고(社告)를 내고 순복음교회 신자들을 중심으로 각 교회에서 대대적인 평생독자 확장 운동을 전개하면서 회원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평생독자에게는 신문 무료구독 외에 할인율이 높은 롯데백화점 제휴카드 발급, 엘칸토 직영매장 현금 구매시 20% 할인 등 각종 특전들을 제공한다고 선전했다.
사측 관계자는 IMF사태의 여파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이었지만 98년 말까지 6개월여 동안 신청자들이 3만명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호응이 있었다고 밝혔다.국민일보 독자들인 순복음교회 신자 등 기독교인들과 국민일보 사원들이 너도나도 가입 신청을 했다.
문제는 이렇게 거둔 돈이 국민일보를 위해 쓰여지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평생독자와 회비를 관리하는 평생고객서비스본부라는 조직이 노조 집행부가 교체되는 시점인 지난해 1월 27일 슬그머니 분사됐다. 이 조직은 이후 조 전회장의 지배 하에 있는 종합신문판매㈜로 개편돼 오늘에 이르고 있는데 회비 운용 수익금이 국민일보로 들어오지 않고 있고 관리내역조차 전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노조에서 수차례 평생독자 회비 관리 및 운영내역의 공개를 요구했지만 조 전회장의 지배하에 있는 경영진들은 “별도 법인인 다른 회사의 문제에 관여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민일보 노조는 “평생독자 회비는 국민일보의 자립경영에 보탬이 되겠다는 독자들의 정성”이라며 “어려운 처지에서도 기꺼이 회원이 되어준 독자들의 정성을 개인의 사리사욕에 이용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짓”이라고 말했다.
한편 평생독자 회원들은 “평생독자가 된 것은 그에 따른 특전들에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오직 국민일보의 발전을 기원하는 마음때문이었다”며 “내가 낸 돈이 국민일보의 자립경영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엉뚱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니 사기를 당한 꼴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노조는 조 전회장이 평생독자 회비를 국민일보로 반환하지 않을 경우 법적으로 대응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 언론노보 278호(2000.4.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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