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의 전신인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은 지난 1988년 11월26일에 결성됐다. 당시 창립선언문에는 이런 문구가 있다. “최초의 언론노동운동의 단체가 우리들의 자발적 노력보다는 외부의 도움에 의해 주어졌다는 점을 마음속 깊이 부끄럽게 생각하면서 앞으로 줄기찬 투쟁을 통해 보도 및 논평의 의사결정과정을 민주화할 것을 다짐한다”

 87년 노동자 대투쟁과 민주항쟁의 힘으로 언론노련이라는 깃발이 탄생된 것이다. 그동안 권력의 언론에서 국민의 언론이 되겠다고 나선 것이다.  언론노련은 2000년 산별노조로 한 단계 질적 성장을 하게 된다.

 그리고 깃발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깃발 안 로고의 사각형은 언론 수호 투쟁의 선봉으로 권력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과 동서남북 세계 곳곳으로 뻗어간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또 붉은 사각형 안의 두 개의 펜은 대표적인 매체인 신문과 방송을 뜻하면서 자유의 상징 새를 형상화했고, 이는 'M' 형태로 구성돼 ‘Media Workers’ 임을 알려주게 된다.

 97년 노동악법 파동 때 언론노련의 깃발은 명동에서 휘날렸다. 그리고 2006년 한미FTA 저지 투쟁 때 여의도에서는 언론노조 깃발 아래 언론노동자들과 시민들이 모였다. 2008년 서울 광화문에서도 언론노조의 깃발은 다양한 촛불단체들의 깃발들과 함께 물대포와 소화기 분말에 맞섰다.

 2009년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에 맞서 언론노동자들이 언론노조 깃발 아래 뭉쳐 싸웠다. 재벌과 신문시장을 불법천지로 만들고 여론시장을 장악한 조중동들이 방송까지 진출할수 있게 하는 법안을 막기 위해 언론노조는 3차례 총파업을 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항상 권력은 언론을 쥐고 흔들기 원했다. 하지만 이처럼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탄압은 언론노련 창립 이후 없었다고 한다. 이 무도한 세력들은 낙하산 사장과 치졸한 광고 장난으로 언론을 하나씩 장악하고 포섭하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을 장악한 이들은 언론의 역할을 조절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론노동자들은 연대로 묶여 있다. MBC의 PD수첩 문제가 KBS의 땡이 뉴스 문제가 YTN의 낙하산 사장 문제가 한겨레와 경향신문의 삼성자본에 대한 문제가 모두 단위 언론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언론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명확히 알고 있다. 그것은 민주주의와 다양성 그리고 언론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 침해로 함께 지켜야할 문제라는 것이다. 

 지난 3월18일 KBS 본관 계단 앞에서 언론노조 깃발을 다시 봤다. 두 개의 펜은 진실과 정의 그리고 이를 보듬고 있는 붉은 사각형은 이를 지켜내는 우리의 힘찬 실천이다. 그 깃발은 정말 오랜만에 여의도 KBS 앞에서 휘날렸다. 든든했다. 함께한 존재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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