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서 미안하다.
조직통합은 사회적 모순을 해결해 나가는 출발점

MBC 노조 통합 관련 이근행 본부장 인터뷰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본부장 이근행)와 MBC 업무직지부(지부장 이상엽)가 7월 1일 노조를 통합했습니다. 이것은 MBC 업무직 비정규직 노동자의 요구가 MBC 본부의 요구로 정규직 노동자의 요구로 전환됨을 의미합니다. 이는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의 입장이 같아졌다는 것으로 연대의 최고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결정을 실행한 MBC 이근행 본부장에게 물었습니다.

- 노조를 통합한다. 소감을 말씀해 달라

지난 7기 집행부 말기에 통합선언이 이루어졌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회사가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또 정권의 MBC 장악기도가 노골화되면서 통합작업이 늦어졌다. 업무직 조합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이근행 본부장은 30일 열렸던 노조통합 기념식에서 업무직 조합원들을 서자에 비유하며 조합원들이 겪었을 슬픔과 소외를 위로했다.

- 노조를 통합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나?

노동에 차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현대자본주의의 가장 큰 모순이다. 세계화의 틀 속에서 한국사회는 특히 그렇다. 조직통합은 그러한 사회적 모순을 해결해 나가는 출발점이라고 본다. MBC 노동조합이 약자와 정의의 편에 서야한다는 사회적 연대를 실천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 어떤 점이 달라지나?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많은 것들이 달라지리라고 기대하진 않는다. 그러나 올바른 정치적 입장을 갖고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면 ‘노동의 차별’이라고 하는 근본적 문제는 점차 개선되어 나갈 것이다. 현실과 이상의 접근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하는 거 아니겠는가. 의지, 지혜와 더불어 인내도 필요하다.

- MBC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

MBC 자체도 생존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사회 구조적 문제가 MBC 안에서도 없을 수 없다. 이해의 충돌도, 편견도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큰 논란은 없었다.

- MBC 업무직 집행부나 간부들은 언론공공성 사수투쟁에 열심히 참여해서 동질감이 있을 것 같은데 사실 MBC 업무직 조합원들은 임투, 비정규직 차별철폐가 주요한 투쟁 요구였다. 혹, 정규직 조합원과 이질감이 있지는 않나?

현실적으로 복잡한 문제다. 대의에 따라 투쟁을 함께했던 업무직 입장에서 보면 서운함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MBC 내부에 존재하는 생각의 스펙트럼은 현실이다. 다양한 채용경로, 업무에 대한 평가 등이 업무직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현실적 장애로 작동한다. 또 한편에서 보면, 치열하게 정규채용을 거친 그룹들의 저항감도 있을 것이다. 쌍방의 이해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MBC 업무직 조합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은?

스스로 조직을 10년간 꾸려 오면서 힘들고 외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노력이 현실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고생 많으셨다.

- MBC 조합원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은?

통합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사회적 추세에 따른 변화를 MBC가 거부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아니다. 업무직은 이미 정규직이었다.

- 통합 이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한 식구라는 소속감이 느껴지도록 일상적인 노력을 하는 것이다.

- 주위에서 ‘역시 MBC다’라고 한다. 언론노조 동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MBC도 힘듭니다. 그런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도 MBC를 통해 희망을 발견한다면 저희도 행복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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