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와 MBC, 정 총리 사의표명에 대한 유가족 분노와 실망감 언급 없어

박근혜 대통령을 엄호하기 위한 KBS와 MBC의 노력이 지나치다 못해 눈물겨울 정도다.
27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날, 두 방송은 정 총리의 사의 표명과 청와대의 입장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총리의 사의 표명이 큰 뉴스이긴 하지만 사고 수습 중간에 그만두겠다고 한 것은 책임 회피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두 방송은 정 총리의 사의 표명을 톱보도로 다루었지만 총리 사의에 대한 실종자와 희생자 가족들의 실망감과 배신감 등의 지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이날 TV조선과 채널A는 실종자 가족들이 총리의 사의 표명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을 한 꼭지로 다뤘다.

지상파 방송3사, 박근혜 대통령 비판한 ‘청와대 게시판 글’ 보도 없어
28일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침몰사고 대처를 비판하는 게시글에 대한 검색이 쇄도하면서 청와대 홈페이지가 접속 장애를 보였다. 이에 대해서 YTN <청와대 홈페이지 일시적 접속 장애>(28일, 단신), JTBC <청와대 홈페이지까지 한때 마비>(28일, 남궁욱 기자), TV조선 <청와대 홈페이지 한때 마비>(28일, 최원영 기자), 채널A <靑 홈페이지 마비시킨 ‘대통령 책임론’> 등에서 관련 내용을 다뤘다. 조회 수가 60만 건을 넘었고 댓글이 1천 개에 육박하는 등 화제가 된 이런 사안에 대해서 지상파는 입을 다물고 있었다.

KBS와 MBC, 유가족의 박 대통령 조화 ‘거부’는 가족의 ‘요구’로 순화 표현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안산 분향소 조문에 대해서도 지상파 3사는 톱보도로 비중 있게 보도했다. 그러나 현장의 목소리는 없었다. KBS <분향소 조문…“안전한 나라 만들 것”>(29일, 송창언 기자), MBC <“미흡한 대처 사과” 희생자 조문>(29일, 윤지윤 기자), SBS <“국민 여러분께 죄송”‥분향소 조문> (29일, 이승재 기자)에서는 현장에 있는 유가족들이 내뱉은 쓴 소리는 보도되지 않았다.

심지어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의 조화 거부에 대해서 3사 보도는 마치 입을 맞춘 것처럼 “유족들의 요구로 분향 소 밖으로 치워졌다”고 표현했다. 유가족의 ‘거부’를 유가족의 ‘요구’로 순화시킨 것이다. YTN과 TV조선은 아예 유가족의 거부로 조화가 밖으로 치워진 것에 대해서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JTBC <박 대통령 조문…유가족은 ‘절규’>(29일, 임소라 기자)에서는 앵커가 “희생자 가족들은 박 대통령의 조화도 거부하는 등 정부 대처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박 대통령을 만난 유가족들은 정부의 부실한 사고 수습에 대해 10여 분간 강력히 항의했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채널A <“대통령 자식이잖아요”…쫓겨난 조화>(29일, 황순욱 기자)는 “유족들은 대통령에게 정부의 초동 대처와 후속 조치를 싸잡아 항의했고, 대통령이 보낸 조화도 밖으로 내쳐졌다가 명패만 겨우 들어왔습니다. 조문을 마친 박 대통령이 유가족들 쪽으로 이동하자 여기저기서 고함이 터져 나왔습니다”라고 비교적 생생하게 현장의 유가족 항의를 담았다.

KBS, MBC, 朴대통령에 불리한 내용은 아예 방송 안 해
30일에는 유가족들이 박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 조문을 둘러싸고 민경욱 대변인의 “유가족의 사과 거부는 유감”이라는 발언, ‘유가족 조문 연출 논란’이 있었다.

KBS와 MBC는 세 가지 모두를 보도하지 않았다. SBS는 <‘국무회의 사과’ 거부.. 연출 논란까지>(30일, 정준형 기자)에서 세 가지 내용을 간단히 묶어 보도했다. YTN은 <청와대, 대통령 조문 사진 연출 의혹 부인>(30일)에서 조문 연출 논란에 대한 청와대의 부인 입장을 보도했다. JTBC는 세 가지 내용을 두 꼭지에 나눠 보도했다. <‘간접 사과’ 비판에 ‘연출 위로’ 논란까지>(30일, 양원보 기자), <“유가족 사과 거부... 유감” 발언 논란>(30일, 임소라 기자)으로 나눠서 비교적 자세히 보도했다.

지상파, 대통령 지지도 하락에 대한 보도도 없어
채널A <[밀착취재]靑 “참사 수습 후 사표 수리”…배경은?>(27일), YTN <참사 대응 ‘실망’… 지지율 ‘급락’>(2일, 단신), TV조선 <대통령 지지율 급락>(2일, 백대우 기자), 채널A <“수습 미흡” 48%로 가라앉은 지지율>(2일, 임수정 기자)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 급락에 대해서 보도했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3사는 박 대통령 지지도 하락에 대해 전혀 보도하지 않고 눈을 감았다.

박 대통령 진도 실종자 가족 면담 보도, MBC는 실종자 가족 입장 전혀 없어.
박 대통령이 진도를 방문한 보도에서 MBC는 실종자 가족의 입장을 전혀 다루지 않았다.  SBS <실종자 가족 면담‥“무한한 책임 느껴”>(4일, 정준형 기자)에서는 “가족면담은 다소 격앙된 분위기속에 진행돼 천막 밖으로 간간이 고성과 함께 울음소리가 새어나왔습니다. 일부 가족들은 '기다리라고만 하는데 그게 언제까지냐', '흉탄에 부모를 잃은 대통령도 우리 심정을 알 것 아니냐"며 울분을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라고 보도했다.

YTN은 6번째 꼭지 <대통령 진도 재방문 “무한한 책임”>(4일, 김준영 기자)에서 “가족들의 요청으로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면담 도중 가족들 사이에서는 고성과 울음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나마 KBS <실종자 가족 면담... “무한 책임 느껴”>(4일, 이석호 기자)는 “가족들은 수색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데 대해 눈물을 흘리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라고 간단하게 가족의 반응을 보도했다.

그러나 MBC <“수습 때까지 무한 책임감”>(4일, 윤지윤 기자)에서는 “가족들은 철저한 구조 수색과 책임자 처벌을 요청했다”고만 말하고 유가족들의 입장이나 태도 등을 전혀 담지 않았다.

KBS, 어린이날 박근혜 대통령 페이스북 관련 보도 단신으로 홀로 다뤄



KBS는 4일 세 번째 보도로 <“모든 어린이들 건강하고 밝게 자라길”>을 보도했다. 보도는 “박근혜 대통령은 어린이날을 맞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모든 어린이들이 건강하고 밝게 자라길 바라면서 축복의 하루가 되기를 기원했”다는 내용이었다.

비록 단신이었지만 세 번째 꼭지로 비중 있게 다룬 이 보도는 세월호 참사 와중에 박대통령 관련 호감 보도라면 무엇이든 뉴스로 다루겠다는 KBS의 충성심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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