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기준 따라 엄정 심사, "시민사회 의사 반영되길 바란다"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가 KBS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후보자 선정을 마쳤다.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이하 공추위)는 13일 오전 11시 30분 방통위에 제대로 된 이사를 선임할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 지원서를 제출했다.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는 KBS, EBS, MBC의 이사진 교체를 앞두고 공영언론이사가 정치권의 자리 나눠먹기가 되는 것을 막고 시민들의 다양한 입장을 반영한 이사를 추천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노동, 여성, 시민사회, 교육, 법률, 학술, 문화예술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2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한 공추위는 지난 6월 24일 발족해, 지난 1일부터 일주일동안 이사 후보자를 모집, 3번의 추천위원 회의를 거쳐 11일 최종 후보자를 확정했다.
8개 기준 맞춰 환경·노동·여성 등 각계 각층 이사 추천
후보자들에 대한 심사는 △공영철학 △프로그램품질 △이사 업무 역량 △공적업무경력 △시청자·국민 대변 △민주주의 철학 △방송법·여론다양성 △기술 및 미래 등 8개의 평가요소에 근거해 진행됐다.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사회적 책무에 대한 철학, 공영방송 보도의 공정성 및 제반 프로그램의 공적, 미적, 윤리적 기준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전문성, 최고 의결기구 구성원으로서의 업무 수행 역량, 공공부문 업무 경력 기여도, 경영진에 대해 시청자의 알권리·여론·불만소원을 대변하는 책무 및 상시적 감시를 수행할 수 있는 헌신과 열정, 공영방송 조직과 경영의 투명성·자율성·개방성을 증대할 수 있는 민주주의 역량, 방송법에 규정된 공영방송의 책무인 여론다양성 및 지역·소수자·노동·성적 정체성등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 및 실천 경력, 미디어 기술발전에 따른 시장변화·매체산업구조 및 문화변동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공영방송의 미래를 기획할 수 있는 전문성과 식견등이 구체적 내용이다.
이에 따라 선정된 KBS이사 후보자는 총 11명으로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변원일 전KBS감사, 장주영 전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 장해랑 세명대저널리즘스쿨 교수, 전영일 민주언론시민연합 부이사장,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 조영숙 한국여성단체연합 국제연대센터소장, 조준상 전공공미디어연구소장,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 한상혁 변호사등이 선정됐다. 환경, 예산감시, 여성, 노동을 비롯한 시민사회 각 분야와 언론, 법조계를 아울러 후보가 선정됐다.
MBC 사장추천권을 갖고 있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는 총 5명이 추천됐다. 권정환 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위원장, 김인숙 한국여성민우회 이사, 이완기 민주언론시민연합공동대표, 최강욱 변호사, 최용익 언론소비자주권행동 공동대표등이다.
공영방송 이사회 정파적으로 운영되선 안돼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는 기자회견문에서 "공추위는 시청자-국민 모두를 대변하고 대표한다 자임하지 않는다"며 "다만 얼마 전 발표된 한국정보학회의 공영방송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대국민 여론조사 결과와 방송학회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공통으로 지적하는 '공정성과 독립성의 후퇴'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가치와 기준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권력과 자본을 비판, 감시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인 시민사회 입장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사회적 책무를 구현하는데 있어 이사회 구성원들이 어떠한 자질과 능력을 갖춰야 하는지를 생각했다"고 밝혔다.
공추위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당부한다. 권력과 여야 정치권에 휘둘려 공영방송 이사회를 자리 나눠먹기 장으로 전락시켜서는 안된다"며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사회적 책무를 실현할 인사들을 선발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해 적용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공추위가 제안한 평가 요소와 기준을 적극 반영하고 공추위의 후보자 검증 결과와 추천 의견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역시 "방통위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공영방송 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며 "공영방송 이사회를 정파적으로 구성하지 말고, 시청자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어느 법에도 공영방송 이사회를 정당 나눠먹기식으로 운영하라는 법은 없다. 각계 각층의 의견을 들으라는 조항만 있다"며 "그동안 정부 여당이 과반수 넘게 추천 해 온 나눠먹기 관행을 뜯어 고쳐야 한다. 공영언론 지배구조가 시민중심이 되도록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추위는 14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이사 선정에 시민 사회 의견이 반영될 것을 촉구하는 릴레이 1인시위에 돌입할 예정이다. 또 부적격 후보자 검증 및 퇴출 투쟁도 함께 한다. 언론노조는 15일 민주노총 총파업대회 현장에서 공정방송 회복, 공영언론정상화 언론노조 1차 행동의 날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