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가 EBS까지 망가트리는 꼴 볼 수 없다"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가 EBS 이사 후보자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영언론이사추천위원회(이하 공추위)는 17일 오전 11시 30분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올바른 이사 선임을 촉구했다.

공추위가 선정한 EBS이사 후보자는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정책위원, 류한호 광주대 교수, 박강호 디자인커서 대표, 박태순 언론소비자주권행동 공동대표, 정운현 한국언론재단 연구 이사,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등 6명이다.

현재 EBS이사회는 여야 7:2 비율로 구성돼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관행화 된 것이 아니라 정부 여당이 독식할 수 있다고 지적할 만큼 불안정한 체제다. 공추위는 "이번 기회에 방송통신위원회는 과감하게 기존의 정부 여당 편향 독점 구도를 깨트리고, 비리와 자질부족으로 점철된 EBS이사회의 역사를 깨트려야 한다"고 밝혔다.

공추위는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교육방송의 사회적 책무에 대한 확고한 철학, 여론 다양성 실현과 전문성, 업무 능력과 공공부문 기여도, 공영방송의 미래 기획력을 평가 척도로 삼았다"며 "방통위가 공추위의 검증 결과와 추천 의견을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인물이 EBS이사에 지원했다고 해서 우려가 된다"며 "공영언론 이사를 뽑는 일은 중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정치권의 나눠먹는 장이 되었다. 이제 더 이상 그렇게 놔둘 순 없다. 교육방송 EBS의 존재 이유를 명심하고 명쾌하고 엄정한 이사 선임을 바란다"고 전했다.

홍정배 EBS지부장은 "EBS는 이사회때문에 망가지고 있다. 참다 못한 구성원들이 나서서 이사회에 대한 평가를 한 결과 비리, 폭행, 접대, 인사청탁 등이 EBS이사회를 상징하는 단어가 됐다"며 "폭행에 휘말린 이사진 중 한 명은 명예회복을 위해 다시 지원한다고 하는 가 하면 룸싸롱 접대를 받은 이사는 사장 응모를 한다고 한다. KBS와 MBC를 망가트린 방통위가 이제 EBS를 망가트리려 하고 있다. 이사를 제대로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지부장은 △최소한의 상호견제가 가능한 여야비율 6:3 보장 △이사 선임과정·선정기준 공개 △교육관련 이사 추천에서 복수 인사 추천방식 도입과 다양한 교육 단체 참여 보장 등을 EBS 이사선임 과정에서의 노동조합 요구조건으로 제시했다.

 



한편, 지난 13일 방송통신위원회는 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의 차기 이사를 발표했다. KBS는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장주영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 회장 △전영일 민주언론시민연합 부이사장 △권태선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전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대표이사) △강규형 명지대 교수△김경민 한양대 교수(KBS 객원해설위원) △변석찬 KBS비즈니스 고문(전 KBS라디오센터장) △이인호 현 KBS 이사장(전 아산정책연구원 이사장) △이원일 변호사(법무법인 바른) △차기환 현 방문진 이사(변호사) △조우석 전 중앙일보·문화일보 기자가 추천됐다. KBS이사회는 대통령 임명 절차가 남아있다. 공추위가 추천한 11명의 이사 중 김서중, 장주영, 전영일, 권태선 등 4명이 야당측 이사로 추천됐다.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는 △유기철 전 대전MBC 사장(현 우송대 초빙교수) △이완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전 미디어오늘 대표이사) △최강욱 현 방문진 이사(변호사) △유의선 이화여대 교수(구 방송위원회 출신) △권혁철 자유경제원 자유기업센터 소장 △이인철 변호사(국가인권위원회 인권위원) △고영주 현 방문진 감사(변호사) △김원배 현 방문진 이사(전 목원대 총장) △김광동 현 방문진 이사(나라정책연구원 원장) 등 9명을 임명하기로 결정했다. 방문진 이사에는 공추위가 추천한 5명의 이사 중 이완기, 최강욱 등 2명이 야당측 이사로 추천됐다. 유기철 전 대전MBC사장도 야당몫 이다.

방문진 이사 시절 극우 성향의 사이트 '일베'의 글을 퍼날라 논란이 되었던 차기환 이사는 우려와 같이 KBS 이사가 되며 3연임에 성공했고, 공안 검사 출신 고영주 현 방문진 감사, '친박' 김원배 이사 또한 연임에 성공했다.

언론노조는 13일 오후 즉각 성명을 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이 같은 결정에 "방통위가 극우 성향의 인사, 편향적인 인사들의이 이사 선임을 밀어붙였다"며 "방통위의 독립성을 어기고 정권 하수인을 자처했다. 법과 원칙을 상실한 최성준 위원장은 판사 출신이라는 이력 자체를 지워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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