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는 친일파다. 그는 '조선인 위안부는 일본군 부대가 이동할 때마다 따라다니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한 사람이다.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로 끌고 다닌 것이 아니라 스스로 따나다녔다는 말이다. 고등학생이 배우는 교과서에 그렇게 써놓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이명희가 써놓은 글을 보고 "일본군에 의해 조선 여성이 강제로 끌려간 것이 국제사회에서도 인정한 역사적 진실인데, 단순히 '따라다녔다'고 서술하면 일본에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명희는 친일파다. 그는 1876년 일본의 강압적 위협으로 맺어진 강화도 조약이 불평등 조약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극우 성향 교과에서도 '강화도 조약은 조선에 국교 수립을 강요한 불평등 조약'이라고 명기해 놨는데 이명희는 조선의 자주적 판단으로 맺어진 조약이라 한다." - EBS지부 투쟁특보 2호(15.11.24) 중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가 24일 11시 30분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에게 호소했다. "EBS는 기본을 지키고 싶다"고 말이다.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인 EBS는 현재 이명희 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EBS지부 조합원들은 오늘부터 3일간 임단협 승리와 부적격 사장 저지를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정부가 국민들의 온갖 비판과 저항에도 불구하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이제 교육방송마저 국정화 하려는 움직임이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교육마저 이념으로 물들이려는 시도에 맞서 싸우겠다.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홍정배 EBS지부장은 "이명희 교수는 이번에 세 번째 EBS 사장에 지원한 사람이다. 이름만 들어도 지긋지긋하다. 방통위로부터 두 번씩이나 부적격 판정을 받은 사람"이라며 "EBS 사장은 정치적으로 결정되어서는 안된다. 말도 안 되는 현실 앞에 너무나 무기력하다는 것이 안타깝다.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방통위가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서 최성준 방통위원장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원재 전 역사교사는 "70년대 말 유신독재 말기에 이명희씨와 함께대학에 다녔다. 유신 철폐에 함께 손잡고 반유신 민주화투쟁에 함께했다"며 "전두환 독재의 군화발이 무고한 광주시민을 짓밟은 광주 민주화 투쟁 이후 이명희 교수는 제 시야에서 사라졌다. 얼마 뒤 해외유학을 다녀오더니 예전에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함께 하던 사람이 아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송원재 교사는 "이명희 교수에게 마지막으로 간곡히 부탁드린다. 역사의 더러운 이름을 남기지 말고 지금이라도 당장 지원을 철회하라"고 전했다.

 

송원재 전 역사교사


송환웅 참교육학부모회 부회장도 "주입식, 암기식 교육이 중심인 우리나라 교육환경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KBS나 MBC의 사장보다 EBS 사장이 더 심각하다"며 "교육방송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우리나라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제대로 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제대로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BS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EBS는 '교육방송을 효율적으로 실시함으로써 학교교육을 보완하고 국민의 평생교육과 민주적 교육 발전에 이바지함이 설립 목적"이라며 "이에 걸맞는 바른 교육과 좋은 방송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기본이 한 순간에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지부는 "누구보다 '법의 정신'과 '법의 지배'에 관해 잘 알고 계실 최성준 방통위원장에게 EBS의 기본을 지켜주길 호소한다"며 "어떠한 지시나 외압에도 절대 굴복하지 말고 법관으로서의 '양심'과 '법의 정신'에 따라 EBS 교육방송의 사장을 선임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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