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언론개혁으로 세상을 밝히자’ 문화제 현장

OBS﹒연합뉴스﹒국제신문﹒아리랑국제방송 “편집권 독립” 한 목소리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언론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 중인 언론노동자들이 국민 앞에서 “연대의 힘으로 끝까지 싸우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OBS 희망조합지부﹒연합뉴스지부﹒아리랑국제방송지부﹒SBS본부 조합원 300여 명이 25일 저녁 6시20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문화제 ‘언론개혁으로 세상을 밝히자’에서 언론 적폐를 청산하고 편집권 독립을 쟁취하겠다고 결의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이명박﹒박근혜 10년 간 4대강은 죽어갔고, 언론은 빛을 잃었다”면서 “취재 현장에서 기레기 소리에 고개 숙이고, 촛불 시민 앞에 ‘언론도 공범자’라며 반성하던 언론노동자들은 삼성 장충기 문자 앞에서 또 다시 좌절해야 했다”고 했다.

이어 “권력과 자본에 줄을 댄 경영진 앞에 우리는 견고한 연대의 힘으로 맞설 것”이라면서 “언론을 사유화﹒권력화한 OBS, 국제신문, 뉴시스, 부산일보. 국정농단 세력에 빌붙은 연합뉴스, 아리랑TV의 언론노동자들이 앞장서서 어둠을 걷어내 모든 적폐를 청산하고 편집권 독립을 쟁취하자”고 다짐했다.

이들은 또한 △권력에 굴복하지 않고 △자본에 종속되지 않으며 △불편부당한 보도로 세상을 밝히겠다고 선언하며 “권력과 자본의 벽을 넘어 언론의 자유를 되찾고 세상의 모든 자유를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돌이켜 보건데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많은 언론이 무너지고 언론 자유가 질식 당했다”면서 “많은 언론노동자들이 해고 당하고 부당징계를 당하는 동안 남은 언론인들이 제대로 싸우지 못해, 오늘은 국민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는 “새 대한민국을 연 촛불 시민들의 명령은 가짜 주인들이 움켜 쥔 언론을 진짜 주인인 국민에게 되돌리는 일”이라며 “우리는 그 싸움에서 한 발도 물러서지 않고 정치권력, 자본권력과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OBS, 연합뉴스, 아리랑국제방송, 국제신문, 뉴시스가 함께 투쟁하고 있다”며 “모두 똑같이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으로부터 독립해 국민에게 돌아가겠다는 간절한 바람으로 하고 있는 투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해주시길 부탁 드린다. 열심히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최종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직무대행은 “먼저 한상균 위원장과 노동 문제를 다루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드려다 대기발령을 받은 이영백 PD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공범자들’을 보며 9년 동안의 투쟁이 비록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 투쟁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그 투쟁이 들불이 돼 광장을 뒤덮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동지들을 쫓아냈던 적폐세력들을 이제 우리가 쫓아내야 한다”며 “방송통신위원회는 당장 적폐세력을 몰아내야 하고 부당노동행위를 조사 받고 있는 김장겸은 처벌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영방송을 되찾을 때까지 우리 민주노총은 함께할 것이다. 우리는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를 건네 받은 유진영 언론노조 OBS 희망조합지부장은 “OBS는 2007년 개국해 10년 간 구성원의 희생으로 버텨왔다”면서 “지속되는 제작 축소와 인건비의 동결로 저희는 업계 최저의 임금을 받으며 희생했지만 그 결과는 정리해고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유진영 지부장은 또한 “비용의 일방적 절감이 불러온 콘텐츠 질 저하의 피해는 시청자에게 돌아갔다”며 “OBS가 진정으로 시청자를 대표하고 시청자와 함께하는 방송이 되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주영 연합뉴스지부장은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이 연합뉴스를 차지하고 앉아 공정보도를 파괴했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연합뉴스의 노동자들은 싸우다가 해고 당하고, 지방으로 발령되고,  기사를 쓸 수 없는 곳에 기자가 보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주영 지부장은 “연합뉴스의 젊은 기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싸우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시고 당당한 국가기간통신사로 바로 서서 국민에게 당당한 기사를 쓰겠다”고 약속했다.

김훈 아리랑국제방송지부장은 “아리랑국제방송이 현재 법적위상의 문제와 재원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본연의 역할과 임무를 다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며 “아리랑은 국가에 그 운영책임이 있는 공영방송사이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안정된 운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책임은 문체부에 있고 예산은 방통위에서 받아 운영되는 기형적인 구조로 대한민국의 국제방송은 무너져가고 있다”면서 “정부의 예산 삭감 계획에 내년부터 정상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훈 지부장은 문체부에 △예산 삭감안의 철회와 아리랑 국제방송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 △정상화 할 의지가 없다면 주무부처로서의 권한 반납 △문제를 해결할 의지와 능력을 갖춘 사장의 선임 등을 요구했다.

윤창현 SBS본부장은 “아직 언론 적폐의 등 뒤에 숨어 공영방송을 정상화 하자는 태풍 같은 여론이 빨리 지나가길 염원하는 자들이 있다”면서 “그들은 바로 민영방송의 대주주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SBS 경영진은 세상이 바뀌니 또 어디에 머리를 조아려야 할지 방향을 못 찾고 있다. 이런 방송과 언론을 언제까지 참아야 하나”면서 “지난 몇 달 간 SBS본부는 조용히 칼날을 갈아왔고 그 칼날을 곧 꺼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창현 본부장은 “KBS와 MBC가 정상화 되는 날 바로 옆에서 SBS의 강한 언론인들이 이 땅의 언론과 방송을 똑바로 세우는 최일선에 같이 서있겠다”며 “그날까지 국민 여러분들께서 함께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화제 행사가 끝난 뒤엔 같은 장소에서 ‘KBS﹒MBC 정상화 시민행동’의 6번째 ‘돌마고(돌아오라 마봉춘 고봉순) 불금파티’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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