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도, 윤세영 회장이 취재 기자 독대”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본부장 윤창현)가 방송사유화 진상 조사 특별위원회 활동을 시작했다. ‘방송사유화조사특위’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기간 방송사 내부에서 벌어졌던 보도통제와 개입 상황을 조사하고 책임 추궁 및 대안 마련을 해 나갈 계획이다.

SBS본부는 29일 노보에서 “전 방송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6명의 청와대 실장과 수석을 배출했다”고 밝힌 뒤 “(SBS가) 겉으로 중심을 잡는 척 했지만 결정적 순간마다 국정농단 세력을 지원하는 방송과 보도로 권력에 아부했고, 대주주는 사적 이익을 위해 방송을 사유재산처럼 농단했다”고 지적했다.

SBS본부는 ‘방송사유화조사특위’ 출범에 앞서 지난 5월부터 내부적으로 방송사유화 사례를 모으는 등 기초 조사를 진행해왔다. 방송사유화조사특위는 첫 번째 사건으로 박수택 선임 기자가 4대강 보도를 준비하면서 겪은 대주주의 노골적 압박을 전했다.

방송사유화조사특위가 박수택 선임 기자와 한 인터뷰 등을 정리하면 박 기자는 지난 2009년 6월초 회장이 찾으니 다른 일정 취소하라는 호출 메시지를 받았다. 과천 환경부 청사를 뒤로 하고 목동 본사로 간 박 기자는 윤세영 회장과 독대를 했다. 윤 회장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왜 해서는 안 되는지 토론하자’고 하면서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취재보도를 하지 말라는 취지의 압력성 발언을 했다. 이런 식의 독대는 약 40분간 이뤄졌고, 당시 윤 회장의 발언은 박수택 선임 기자의 취재 수첩에 아래와 같이 기록됐다.

“박 부장에게 ‘믿고’ 내 생각을 이야기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리포트를 봤는데, 보를 쌓으면 수질이 망가진다. 좀 더 따져보고, 나한테 보고해 주고... (보도할 때) 진정성, 객관성, 비판 기능은 당연한 것이나, 역사성과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비판하려면 이런 것이 수반돼야 한다.”(사특위 연재 리포트 2017.8.29 -압박 그 후... 4대강에 뛰어든 태영건설)

이후 박수택 기자는 경인운하 비판 기사 등을 지속적으로 발제했다. 6개월 뒤 SBS는 박 기자를 논설 위원실로 사전 통보 없이 발령을 냈고, 4대강 취재팀을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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