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어대학-영어대학 학생회 26일 학내 기자회견

“고대영 KBS사장, 학내언론과 공영언론 망쳤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들이 고대영 KBS 사장을 향해 “당신이 애국외대의 동문인 것이 부끄럽다”며 고 사장 퇴진을 촉구했다.

한국외대 제51대 서양어대학 학생회와 제32대 영어대학 학생회는 26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대 영어과 출신인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외대 학생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고대영 사장으로 인해 공영방송의 신뢰도와 영향력은 처참히 무너져 내렸고, 그에 대한 책임만이 남겨져 있다”며 “외대는 더 이상 존재가치와 제 기능을 상실한 언론을 간과하지 않으며 동문인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학내교지마저 수거하는 사람이 공영방송을 얼마나 비민주적이고 비상식적이며 독단적으로 운영했을지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6월 <외대교지>가 ‘고대영 사장은 박근혜 정권하에서 정부에 우호적인 방송을 송출하기 위해 보도를 축소하고 많은 언론인을 탄압했다’는 내용을 다루며 학교측이 고대영 KBS사장에게 ‘자랑스런 외대인상’을 준 것을 비판하자 학교 측은 학내교지를 전량 수거하는 ‘언론 탄압’을 자행했다.

백유진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자행했던 언론 통제와 억압을 끝내고, 자유로운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언론으로 다시 거듭나야 한다고 KBS의 노동자들이 단결된 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요구의 대척점에 서 있는 사람이 바로 동문인 고대영 사장”이라고 지적했다.

백유진 비대위원장은 “언론의 자유에 대해 누구보다 명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할 고대영 사장은 껍데기뿐인 명예를 위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고 학내 언론의 자유를 탄압했다”며 “이런 사람이 사장으로 있는 KBS에서 언론인에 대한 탄압, 왜곡 보도, 정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호가 자행됐다는 사실은 그리 놀랍지도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대영 사장은 본인이 언제나 해오던 것처럼 사적 이익을 위해 공적 권력을 유용하고 부패한 권력에 굴종하며 KBS의 자유와 독립성을 망쳐왔다”며 “이런 이가 외대의 동문이라는 사실에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외대 총학생회는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고대영 사장이 물러나고 KBS가 제대로 된 공영언론의 모습을 되찾을 때까지 KBS 노동자들의 총파업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병수 외대 32대 영어대학 학생회장은 고대영 사장에게 “정치권력에 빌붙어 모교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병수 학생회장은 “고대영 사장으로 인해 공영언론으로서의 기능이 마비된 KBS는 국민들의 권리를 침해했고 민주주의의 퇴보를 야기했다”며 “우리나라의 국민으로서, 그리고 외대 후배로서 고대영 사장이 즉각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국민의 권익을 유린한 고대영 사장과 김장겸 MBC 사장 등 언론 적폐 세력들을 강력히 규탄하며, 우리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와 MBC본부의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고대영 사장의 ‘자랑스러운 외대인 상’ 수상을 비판하는 기사를 냈다 수거된 <외대교지>의 황진실 편집장도 마이크를 건네 받았다.

황 편집장은 “전체 교지 수거는 자치언론기구인 교지가 학교의 검열에 취약해지도록 만들었으며, 이는 이후 비판을 제기하는 학내 언론의 역할 수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고대영 사장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며 퇴진을 안 하고 버틸수록, 그는 외대의 부끄러운 선배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외대 출신의 언론노조 KBS본부(본부장 성재호) 조합원들도 함께 참석해 ‘부끄러운 선배’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강윤기 KBS본부 정책실장(영어과 96학번)은 “외대는 언론인을 참 많이 배출한 학교”라며 “제가 그런 자부심을 느끼지 않게 된 이유가 바로 저희 과 선배인 고대영 사장”이라고 밝혔다.

강윤기 정책실장은 “후배들이 당신(고대영 사장)을 ‘부끄러운 외대인’이라 지칭하고 있다”며 “더 이상 KBS를 망치지 말고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외대 학생들과 KBS본부 조합원들은 캠퍼스 곳곳에서 함께 선전전을 진행했다.

저작권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