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영 사장 “받은 적이 없다” “만난 사실 없다”

이인호 이사장 ‘특별 감사’에 불만 제기


“파업 52일째다. 남아있는 간부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영수지는 나쁘지 않다. 상반기 흑자로 가장 양호한 편이다. 경영실적 양호하다. 최근 경영진에 대한 근거 없는 이야기가 나오나 흔들림 없이 공영방송 책무를 다하겠다.”

여러 가지 의혹에 직면한 고대영 KBS사장이 25일 KBS이사회에서 한 첫 발언으로 공영방송 KBS 사장이 현재 사태를 어떻게 보느냐를 보여준다. 고대영 사장은 이날 ‘국정원 돈 200억 수수’ ‘민주당 도청 사건’ ‘KBS 신뢰성 하락’ ‘사퇴 의사’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구 여권측 이사들의 보호 속에서 강하게 부인했다.

KBS측은 이날 강규형 이사 폭행 관련 형사 고소장을 냈으며, 곧 감사실에서 법인카드 자료 유출 관련 내용 검토를 마친다고 이사회에 보고했다.

전영일 이사는 “밖은 태풍인데 이사회는 조용하다‘”고 지적한 뒤 고대영 사장의 진퇴를 물었다. 고 사장은 “인사 청문회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다. KBS 중립성 독립성 위해 임기 보장한 것”이라며 “제가 사장으로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중립성과 독립성 지키는 것으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을 바뀌는 악순환 끊겠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답변에 전 이사가 ‘KBS 공정성 신뢰성 하락'을 제기하자 차기환 이사는 종편과 비교한 자료를 신뢰성이 없다며 질문을 가로 막았다. 차 이사는  “임명권자가 해임하시라. 그리고 방송사 운영하시면 됩니다. 직원들이 사장을 쫓아내려고 하는 것이 길게 보면 국가에 도움이 되는다”라고 말했다.

권태선 이사가 도청 문제와 함께 공영방송의 신뢰성을 재차 묻자 고대영 사장은 “설문과 여론조사 기정사실화하지 마라. 저희는 매일아침마다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를 받는다”라며 “KBS 뉴스를 보시는 분들은 권 이사가 말한 국민과 다른 국민인가?”라며 오히려 화를 내며 권 이사를 몰아세웠다.

고 사장은 이어 도청사건은 무혐의 종결된 사건이라고 주장한 뒤 “생산도 안 된 기사로 금품을 받습니까. 개입하고 관여한 적이 없다”며 보도국장이 국정원 정보관과 쉽게 접촉하는가? 그쪽 주장일 뿐이다”라고 국정원 개혁위의 발표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 사장의 발언에 맞춰 조우석 이사는 “국정원이 표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야비하고 비정상적”이라며 “(국정원이) 강요에 의해 혹은 실적에 의해 나왔을 수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국정원 돈 수수 및 국정원 직원을 만났냐는 질문에 고대영 사장은 “받은 적이 없다.” “제 기억으로 만난 사실이 없다”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만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이날 작심했다는 듯이 현 특별 감사 진행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정치 권력과 노조 권력 앞에서 방송사 위상이 문제”라며 “이사 8명을 대상으로 특별 감사한다고 나왔는데 감사 대상이나 실시 방법 등이 전례가 없으며, 요구 사항이 요구 조건을 다 들어준다면 방송의 자유, 경영의 자유 없어진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말에 강규형 이사는 “감사원에서 2년 전 쓴 내용까지 요구한다”며 “방문진 이사 2명 KBS이사 1명 그만 둔 사람이 다 제일 괴롭히기 쉬운 교수 아니냐. 이제 나 하나 남았는데 야비한 짓 아닙니까”라고 맞장구를 쳤다.

차기환 이사는 “법인카드 정보를 다 열람할 수 있다는데 그거 개인에게 동의서 받았는가? 그게 법에 맞다고 보는냐. 책임자 문책해야 한다”며 호통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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