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호 이사장 “KBS 스스로 해결할 수준 넘어섰다”

장주영 이사 “가장 큰 책임은 현 이사회에 있어”

KBS 파업 73일째인 15일 이인호 KBS이사장이 "KBS 문제는 이제 KBS인들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공영방송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이 직접 나설 때"라고 말했다. 또 고대영 KBS사장 등이 임기 도중 사퇴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라는 이사장 의견을 전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이날 오후 4시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887차 임시 이사회에서 작심한 듯 현재 KBS 파업 사태와 관련 발언을 했다. 이날 이사회에 김경민 이사 보궐로 선임된 조용환 이사 등 10명이 참석했고, 이원일 이사는 불참했다.

이인호 이사장은 “온갖 굴욕적인 폭압이 있지만 제가 사퇴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임기 도중 사퇴는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않고, 책임 방기가 될 수 있어서다”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KBS는 스스로 공룡처럼 몸도 가누지 못하고 상태로 결정적 원인은 정치권력 부당한 간섭을 막아내지 못하고, 방송노조는 스스로 정치 권력화한 것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여야 나눠 먹기식의 추천 방식은 정치도구화를 막기 어렵다”며 “국회 청문회를 거쳐 임명한 사장의 임기 보장은 필요한 보루”라며 고대영 사장을 엄호했다.

또 현재 파업 중인 KBS본부와 관련 “민노총 산하 새 노조는 방송장악 계획 실행의 홍위병 노릇 자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KBS는 스스로 해결할 수준을 넘었다. 국회에 호소한다. 이사 선임을 위해 선거인단을 확대하는 방향의 방송법 개정을 서둘러 달라”고 말한 뒤 현 문재인 정부를 향해 “강제 퇴진시키기 위해 괴롭히거나 범죄자 엮으려는 시도 중단하라”고 했다.
 

 

 이 같은 발언에 김서중 권태선 장주영 이사가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서중 이사는 “공영방송 망치고 있는 사장에게 나가라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김 이사는 “마치 현재 방송법안이 합의하면 처리되는 것처럼 국민적 대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며 “편성 자율성 조항 등 자유한국당이 합의할 수 있느냐”고 따졌다.

김 이사는 이어 “진짜 잘못된 구조를 지난 9년 동안 겪었는데 이사장으로 어떻게 보셨는가”라며 “ 지금 상황만 이야기하는 것은 동의할 수 없으며, 방송법 개정안은 박근혜 정권때 차악으로 나온 것인데 지금 논의 하는 게 맞는가”라고 비판했다.

권태선 이사는 “(이사장이) 형식이 유사하다고 실질이 같다고 하는 것 아니냐”며 “과거 정권에서 언론장악하기 위해 어떤 일을 했느냐. 지금 KBS 노조에서 그것을 바꾸자고 해서 민주적이고 정말 걸맞는 공영방송을 만들자고 하는 파업”이라고 말했다.

권 이사는 이어 “마치 현재 파업이 민주노총의 지령 받아서 하는 것처럼 하고, 홍위병이라며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주영 이사는 “국정농단 사태에서 니들도 공영방송이냐고 질책을 받았을 때 KBS 이사회는 무엇을 했는냐. (당시 여당측 이사들이) 다 부결시키지 않았나”라며 “해결하지 않고 무책임하게 있었다. 가장 큰 책임은 이사회에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사회에는 고대영 사장의 금품수수 의혹에 관한 KBS 대응 보고 건(여권 이사 제기)과 이사에 대한 노조의 불법적인 압박 행위 대응방안 논의 건(야권 이사 제기)이 보고 사항으로 상정됐다.

국정원을 KBS 명의로 명예훼손 소송을 건 내용과 관련 유용욱 KBS 법무실장은 “고대영 사장의 입장 발표가 있고,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고 검토해 본사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봤다”며 “민사를 제기 했고, 필요하다면 형사고소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법률실장의 답변에 이인호 이사장은 이해가 안 된다며 “국가기관에서 나온 공식 기록으로 되어 있고, 고대영 사장의 개인 기억이 아닌가?”라며 “공사가 소를 제기하고, 나중에 잘못된 소를 제기한 것이라면 법무실장이 공사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 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유용욱 법무실장은 “지적에 공감한다. 법무실장으로 숙고하라는 것으로 이해하겠다”고 동문서답을 했다.

전영일 이사는 “44년 동안 KBS사장이 국가기관 상대로 1억원 손해배상 요구 전례가 있는가?”라며 “민주당 도청, 이영섭 기자협회장 등 소송, 국정원 발표건, 블랙리스트, 평창 등 전부 고대영 사장의 주관에 의해 한 거 아니냐”고 따졌다.

이와 관련 차기환 이사 “KBS 직원은 강제 수사권이 없다. 어떤 것을 더 확인 할 수 있겠는가. 국정원에 물어보면 진실 규명이 되는가”라며 “다른 매체에서 보도들이 계속 나오는데. 여론 재판 끝난 상황에서 무고함을 밝히는 것은 지난한 일”이라고 법적 대응을 옹호했다.

이날 이사들은 그럼 2008년 정연주 사장과 관련 각종 의혹이 제기됐을 때 KBS 법무실에서 어떻게 대응했는가를 묻자 고대영 사장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고대영 사장은 이어 “국정원 발표 내용는 뉴스 취재시스템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국민들이 KBS뉴스가 돈으로 뉴스가 빠진다고 하는데 가만히 있으라는 겁니까”라고 화를 냈다.

장주영 이사는 “명예훼손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 진실을 규명해서 문건으로 보고해 달라”고 말한 뒤 “이사회 차원에서 국정원에 KBS 장악에 대한 문건 및 추가 조사 내용 등을 요청하자”고 제안했다.

노조의 불법적인 압박 행위 대응방안 논의 건과 관련 이사들 간 목소리가 커졌다.

차기환 이사는 “김경민 이사가 사퇴했하는 등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노조는 비상식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법과 제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기환 이사는 신용카드 정보 접근과 관련 정보 유출 경위 등을 빠르게 밝혀낼 것을 요구했다. KBS측이 “ERP 접근은 방식만 알면 접속이 가능하며, 판단되는 기간 중 120명이 접근했다. 그것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하자 차기환 이사는“유인물 작성자를 물으면 알지 않는가. 이 자료 어디에서 받았냐고 물어라”라고 압박했다.

강규형 이사는 “저는 인권이라는 게 없습니다. 인권 짓밟히는 것에 대해 조용환 이사가 한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말하자 조용환 이사는 “제 의견 듣는게 안건입니까. 토론 다하시고 제가 필요하다면 말하겠다”고 말했다.

강규형 이사는 “(명지대) 학교에 사의를 표했다”고 말한 뒤 명예 훼손 소송과 관련 KBS가 지원해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고대영 사장은 “회사가 대행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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