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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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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제131주년 세계 노동절 전국언론노동조합 결의문

등록일
2021-05-01 10:38:12
조회수
695
첨부파일
 210501.pdf (106187 Byte)

2021년 제131주년 세계 노동절 전국언론노동조합 결의문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 봄을 기다린 이들에게는 절망적인 말이다. 제131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은 언론노동자의 마음이 그렇다.

 

촛불혁명의 온기를 품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정작 촛불시민의 명령인 ‘언론 개혁’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압도적 지지로 180석을 거머쥔 집권여당은 어떠했나. 힘센 자와 가진 자들에게 무기를 쥐어주는 엉터리 징벌적 손배제만이 언론개혁인양 헛고집을 부리고 있다. 이 와중에 불과 몇 년 전 언론을 부당하게 장악했던 낡은 세력은 다시 고개를 들고, 자본은 구태를 답습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4년 전 그 겨울, 길거리에서 투쟁하며 외친 구호를 다시 외치고 있다. 오히려 그 때보다 더 크게 외쳐야 하는 지경이다. 집권 세력이 진정한 언론개혁에 손을 놓은 동안, 언론노동자들은 더 심각한 생존위기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는 사주의 명분 없는 폐업에 1년 넘게 일자리를 잃고 투쟁 중이다. ‘먹튀 자본’이 인수한 스포츠서울지부는 구조조정 위기에 처해 있다. CJB청주방송에서는 비정규직 차별에 신음하던 노동자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공영언론 종사자들은 대선이 가까워 올수록 언론이 다시 적폐세력에 장악될까 두려워하고 있다. 살풍경한 언론 현실이다.

 

제131주년 세계 노동절인 오늘, 전국의 1만 5천 조합원과 언론・미디어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노동자를 대표하는 언론노조는 정부와 집권여당 그리고 자본에 최후통첩을 보낸다.

 

하나. 정치권은 공영방송 인사권을 국민에게 반납하라!

집권세력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공영방송을 이용하는 일이 더는 없어야 한다. 공영방송 KBS·MBC·EBS의 인사권을 방송의 주인인 국민에게 반납하라.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임에 국민의 참여를 보장하라. 6월 안에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꿀 입법을 완료하라.

 

하나. 실효성 있는 언론보도 피해시민 보호 제도를 제정하라!

우리는 허위 조작 정보로 인해 피해를 입은 선량한 시민에게 피해액의 3배가 아니라, 10배라도 보상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다만 현재 여권의 ‘징벌적 손배제’ 논의와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법 개정안’은 권력과 자본이 언론에 대한 전략적 봉쇄를 할 수 있게 하는 ‘언론 재갈 물리기’의 도구가 될 수 있다. 힘세고 가진 자가 아닌 선량하고 힘없는 서민을 지킬 언론피해 보상제도를 마련하라.

 

하나. 신문의 편집권 독립을 보장하라!

정치권력과 자본권력, 사주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기사 쓰기. 이것이 편집권 독립이고 신문을 신문답게 하는 조건이다. 하지만 신문법은 여전히 편집권 독립을 보장하지 않고 있다. 신문법을 개정하여 언론인이 저널리즘의 본령을 지킬 수 있도록 하라.

 

하나. 지속가능한 지역언론 지원 제도를 수립하라!

이 나라 국민의 80%는 지역에 산다. 그럼에도 지역민주주의의 필수조건인 지역언론, 특히 지역신문은 고사 위기에 내몰려 있다. 지역신문발전특별법을 한시법에서 상시법으로 조속히 전환하고,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재원을 확보하라.

 

하나. 방송사업자들은 비정규칙 차별을 철폐하라!

비정규직 차별 철폐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자 시대정신이다. 미디어산업 내 자본은 이를 똑똑히 인식하고, 우리 사회 비정규직 차별 철폐에 앞장서라.

 

언론노조는 우리의 이같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쉼 없는 투쟁을 전개할 것을 이 자리에서 결의한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와 집권 여당을 향해 ‘약속을 지킬 마지막 기회’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혀두는 바이다. 

 

언론노조는 봄이 오기를 기다리기만 하지 않는다. 더욱 강력한 투쟁의 불길로 진정한 ‘언론 독립’의 촛불 명령을 완수해 낼 것이다.

 

2021년 5월 1일 제131주년 세계 노동절

전국언론노동조합

작성일:2021-05-01 10:38:12 1.217.161.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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