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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제목

[성명] “언론이 질문을 못 하면 민주주의가 망하는 것” - 이용마 동지를 기억하며 -

등록일
2021-08-20 10:43:15
조회수
466
첨부파일
 이용마동지 추모 성명서.pdf (107078 Byte)

[이용마 동지 2주기 추모 성명]

 

언론이 질문을 못 하면 민주주의가 망하는 것

- 이용마 동지를 기억하며 -

 

평안하신지요. 인사를 건네기도 면목이 없습니다.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온몸으로 투쟁했던 이용마 동지가 우리 곁을 떠난 지도 벌써 2년이 되었습니다. 동지가 떠난 지 2. 과연 우리는 무엇을 얼마나 바꾸었는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언론계에서 우리의 제자리걸음은 뒤처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멈춰 있어야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용마 동지에 대한 그리움이 그것입니다. 동지는 생전에 시민과 시청자가 주인인 공영방송, 권력으로부터 독립된 공영방송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동지는 해직을 감수하면서도 자신을 부르는 자리에 나서길 망설이지 않았고, 해고, 가압류, 손해배상, 구속영장까지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소송을 당해서 7관왕이라는 별명을 달았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듣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 희생과 열정만을 기억했지 병마의 그림자는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동지는 투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공영언론은 국민의 것, 그래서 공영언론의 인사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습니다. 당차고 힘 있던 동지의 그 말처럼, 세상도 바뀌고 언론도 바뀌리라 기대했습니다. 우리는 함께 새로운 언론, 새로운 나라를 꿈꾸었으니까요.

 

하지만 동지가 떠난 지금, 우리와 주위를 돌아봅니다. 동지와 함께했던 언론노동자와 시민의 염원인 언론개혁 4대 입법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입니다. 국민이 참여할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추천에는 국민 참여라는 허울뿐인 절차만 남았고,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할 공영방송을 움켜쥔 이들은 도리어 언론을 사회악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학자와 언론 및 현업 단체들이 개악이라고 반대하고 있는 언론중재법은 또 어떠한가요. 언론자유를 이야기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거대 여당은 어떤 부끄러움도 없이 언론중재법 강행처리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용마 동지를 다시 볼 면목이 없는 시간입니다.

 

언론이 질문을 못 하면 민주주의가 망하는 것입니다기억하시나요? 말기 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에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가 주도했던 파업콘서트를 찾아왔던 이용마 동지가 했던 말입니다. 그 한 마디가 그 추웠던 겨울 언론 탄압 시절에 함께 투쟁했던 언론노동자와 시민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희망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불의를 못 견디고 적당한 타협에 안주하지 않았던 이용마 동지는 생전에 함께라는 말을 버릇처럼 썼습니다. 엄동설한 비바람 속 거리에 나설 때도 함께 가자라며 다독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투쟁해 나가자던 동지의 그 마음속 함께가 어떤 울림을 주는지 요즘 새삼 깨닫게 됩니다.

 

여전히 함께라는 동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우리 사이 작은 의견의 차이에 흔들릴 때마다 그 목소리를 되새깁니다. 그래야 동지가 꿈에서도 염원했던 세상의 변화를 한 치라도 앞당길 수 있으니까요.

 

언론이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세상,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고 시민이 언론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진 세상에서 언론노동자의 값진 노동이 더욱더 빛을 발할 수 있을 겁니다. 정치와 자본 권력에 의해 언론의 자유라는 단어가 오염되고, 원칙과 상식이 흔들리고 있는 2021820. 동지가 곁에 없음이 너무도 무겁게 다가옵니다.

 

다시 인사를 한다면, 반드시 그때에는 동지의 염원을 이루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살겠습니다. 여전히 동지는 우리와 함께입니다.

 

 

 

2021820

전국언론노동조합

 
작성일:2021-08-20 10:43:15 1.217.161.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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