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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제목

[성명] 일확천금 대박 꿈에 녹아내린 언론윤리, 참담하고 참담하다.  

등록일
2021-09-28 14:12:46
조회수
717
첨부파일
 [성명]일확천금 대박 꿈에 녹아내린 언론윤리, 참담하고 참담하다.pdf (110639 Byte)

[성명]

일확천금 대박 꿈에 녹아내린 언론윤리, 참담하고 참담하다.  
 


  심상치 않은 낌새였다. 부산일보 사장 김진수가 1억 원을 들여 ‘부동산 대박 꿈’을 품었다고 알려졌을 때. 바짝 졸인 돈 욕심이 기어이 75년 된 ‘부산일보’ 제호에 먹칠을 하고 말 것 같았기 때문이다.

  기자였던 김진수는 선배로부터 뭘 배웠을까. 취재 윤리를 짚어 보긴 했나. 후배에게 가르친 건 무엇인가. 그는 지금 ‘앉은 자리를 이용해 부동산 대박 꿈 품는 법’을 온몸으로 내보이는 듯싶다. 이런 걸 수많은 후배 기자에게 몸소 가르쳐야 하나. 부디 가슴에 손부터 얹어 보길 바란다.

  조마조마하더니 결국 ‘화천대유’가 터졌다. 불이 하늘에 있어 ‘대유(大有)’라며 그린 부동산 대박 꿈이 언론계에 큰불을 냈다. 기자였던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같은 언론사에서 일한 후배, 또 다른 언론인까지. 1억 원은 푼돈이라는 듯 수십 수백 수천억 원이 입길에 오르내렸다. 

  이들이 성실한 땀과 노력을 비웃으며 일확천금을 챙긴 배경엔 자연인이 아니라 고관대작들과 질퍽한 인맥을 형성하고 ‘형님’이라 부르는 결탁, 언론인의 무거운 책임을 사익추구의 도구로 변질시킨 욕망이 희번덕거리고 있다. 수많은 선배 동료들이 온갖 불이익과 희생에도 권력과 자본의 위협에 맞서온 ‘직필’과 ‘저항’의 역사에 찬물을 끼얹는 모욕이다. 갈수록 살벌 해지는 경쟁 환경과 박봉 속에 묵묵히 언론 책무를 다하고자 하는 수많은 후배 언론인들의 무릎을 꺾는 참담한 일탈이다. 통탄을 금할 수 없다.  

  ‘화천대유’ 사태는 가뜩이나 거센 시민들의 언론 불신에 기름을 붓고 성실하고 정의로운 다수 언론인들의 사기를 꺾는 부작용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들의 역겨운 행태에 대한 도덕적 비난을 넘어 과연 범죄의 혐의에서 자유로운 것인지 엄정하고 신속한 수사와 명명백백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 차제에 언론인의 지위를 남용해 부당하게 기회를 얻거나, 정의와 공정에 반해 경제적 이득을 누리는 행위를 근절할 대책도 모색해야 한다.  

  우리는 ‘화천대유’ 사태를 대한민국 언론사의 부끄러운 한 페이지로 또렷이 기록해야 한다. 스스로 언론 개혁에 게을리하다 이런 일이 터질 때마다 자성과 성찰을 말하는 부끄러움과 시민의 질타를 무겁게 감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넘어진 곳에서 다시 일어서야 한다. “우리 함께 언론 자유의 책임을 지고 취재 윤리를 지킬 길을 찾자”고 또 한 번 말하며 어깨를 걸 수밖에 없다. 우리 가슴속 ‘책임과 윤리’가 한국 민주 언론의 바탕이며 뿌리여서다. 우리 함께 오직 시민을 위한 민주 언론으로 다시 설 길을 열자.

 

2021년 9월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작성일:2021-09-28 14:12:46 1.217.16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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