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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아카데미분회 성명] 자회사 합병 9개월, 방송은 ‘공정’ 외치며 우리 내부의 ‘차별’은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나

등록일
2022-01-24 13:55:07
조회수
645

자회사 합병 9개월, 방송은 ‘공정’ 외치며 우리 내부의 ‘차별’은 왜 아무도 책임지지 않나

 

2021년 4월 MBC씨앤아이가 MBC아카데미를 흡수합병했다. 합병으로 양사 구성원 간 차별 처우 문제가 불거졌다. 

벌써 9개월이 흘렀다. 그러나 해가 바뀌도록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회사는 합병을 위해 진행해야 할 노사 합의 절차를 무시했다. 합병 이후 차별적 근로 조건을 개선하라는

아카데미 구성원 목소리에 귀를 닫았다. 서류상 문제 될 게 없다고 한다. 개선할 필요도 능력도 없다고 항변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받는 차별에 대한 책임은 대체 누구에게 있단 말인가.

 

우리 분회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회사와 열 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우리 조합원이 처한 현실을 담담하게 때로는 북받쳐 호소했다. 

회사는 완고했고 무성의했다. 언론노조가 교섭권 위임을 철회하고 직접교섭에 나섰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MBC본사 이사회 방침에 따라야 한다며 어떠한 개선안도 내놓지 않았다. 

우리는 수차례 수정안을 제시하며 양보했지만, 회사는 어떤 합의조차 거부하며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MBC본사 방침”이라는 말만 반복하는 회사 앞에서 우리는 끝내 교섭 결렬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MBC가 말하는 자회사의 ‘독립적 자율 경영’은 한낮 ‘빛 좋은 개살구’일 뿐. 처음부터 독립경영은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한 지붕 두 가족’

합병을 밀어붙인 회사는 아카데미 직원과 씨앤아이 직원을 차별 대우하고 있다. 

우리는 씨앤아이에 한참 못 미치는 임금과 복리후생을 받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4월 노동조합과 사전 협의조차 없이 어떤 근거도 없는 ‘신규 연봉계약서’를 가져와 전 직원의 서명을 받으려 했다. 

씨앤아이 대비 50% 남짓한 급여조건과 아카데미 구성원을 동일사업장 내에서 업무직도 계약직도 아닌 별정직으로 차별

관리하겠다는 몰상식한 계획은 아카데미 전 구성원의 공분을 일으켰다.

 

게다가 한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인 복리후생제도조차도, 사측이 제시한 ‘신규연봉계약서’에 서명을

해야만 적용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울며 겨자 먹기 식 근로계약 체결을 강요하고 있다. 

자녀학자금이나 사내 대출조차 서명 여부에 따라 차별적으로 제공하며 아카데미 구성원 간 분열까지 부추기고 있다.

 

또한 향후 아카데미 구성원 처우에 대한 어떠한 계획이나 구체적인 안조차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필요와 사안에 따라 이건 씨앤아이 규정, 저건 아카데미 규정을 적용하며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 지난 MBC 자회사 간 합병의 민낯이며, 공영방송 MBC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MBC아카데미는 우리 구성원 모두가 고통을 감내하며 일궈 온 회사다. 그동안 MBC 그룹사로서 저임금 구조 속에서 최저시급도 안되는 시간외근무수당은 차치하고 열악한 복리후생제도, MBC 가족이라는 미명 아래 행해지는 본사의 갑질 등을 감내하면서 묵묵히 교육문화사업을 진행해 온 구성원들이다.

 

MBC아카데미는 적자회사가 아니다!

아카데미는 지난 십수 년 동안 본사의 지침이라는 이유로 당해 연도 성과가 있음에도 본사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금인상 없이 각종 수당만 소폭 인상하며 여태껏 버텨 왔다. 그 결과 대한민국 중소기업 평균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으로 우리 아카데미 구성원들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지난해 합병 이전 4년 동안 3번의 명예퇴직을 시행하여 50여 명에 가까웠던 아카데미의 구성원 수는 이제 3분의 1로 줄어버렸다.

 

이와 달리 본사에서 내려보낸 임원들에게 자회사는 3년 동안 편히 쉬어가는 휴가 장소일 뿐이다. 

그들은 보신과 본사 눈치 보기에만 급급했다. 

합병 당시 아카데미 임원들은 구성원들이 처할 부당한 근로조건을 익히 알면서도 합병 승인서에 서명했으며, 

이에 항의하며 대화를 요구하는 노동조합의 말엔 귀 닫고 눈감은 채 아무런 해명 없이, 인사조차 없이 사라졌다.

 

본사의 잘못된 인사정책과 판단으로 임원 중도교체를 하다보니 임원 급여와 위로금을 과도하게 중복지출한 해도 여럿이다.

아카데미 구성원들의 피와 땀으로 이룬 성과를 본사가 보낸 임원들의 억대 연봉과 활동비로 소진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어 온 것이다..

 

“300원 받던 사람들이 500원 달라고 하면 되겠느냐”
“잠실사옥은 본사 소유이지 아카데미 소유가 아니니 이에 대해 논하지 말라.”
“아카데미가 흑자일 경우에 임금인상을 우선적 적용해 주겠다.”

 

그동안 숱한 어려운 고비를 넘기고, 저임금으로 버텨내며 잠실 아카데미 사옥을 지키고, 수십억 원의 유보금을 축적하며 재무 건전성과 회사의 미래를 위해 헌신한 구성원들에게 

 회사는 단체교섭 석상에서 위와 같이 무례하고 무책임하고 허울뿐인 말만 되풀이한다.

 

아카데미 구성원들을 마치 떼쓰고 징징대며 밥 더 달라는 코흘리개나, 남의 건물에 25년 넘게 무단 점거하여 살던 더부살이로 취급하지 말라.

 

MBC씨앤아이는 들어라!

오로지 아카데미 보유자산에만 관심을 둔, 노동자에 대한 예의는 뒷전인 이번 합병은 비상식적이고 불합리하다.

 MBC씨앤아이 안에서 벌어지는 차별 행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 반드시 시정하고 개선하라.

 

MBC 이사회에 말한다!

대주주의 자격만으로 자회사를 하루아침에 공중분해 시키고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를 거부한다. 

아카데미 합병이 ‘ONE MBC’ 구성에 나쁜 선례가 된다는 얼토당토않은 주장은 당장 거두라. 

공영방송 MBC답게 책임 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지금 당장 나서라.

 

 


2022년 1월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아카데미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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