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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조직 성명/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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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지부 성명서] 대표이사, 편집인은 즉각 퇴진하고, 이사회는 비대위를 구성하라

등록일
2023-01-09 16:04:05
조회수
528
첨부파일
 [한겨레신문지부 성명]대표이사,편집인은 즉각 퇴진하고, 이사회는 비대위를 구성하라.pdf (84020 Byte)

대표이사, 편집인은 즉각 퇴진하고, 이사회는 비대위를 구성하라

 

참담한 심정으로 글을 씁니다.

한겨레가 창간 이후 최대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그동안 한겨레에서 터졌던 여러 사건 사고와 이번 사태는 차원이 다르다는 데에 많은 구성원들이 동의할 것입니다.

한겨레는 창간 당시 촌지 거부를 내세우며 언론계와 한국사회에 새로운 취재 윤리를 세웠습니다. 이후 이는 언론계 전반의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창간 36년 동안 한겨레의 남다른 윤리의식은 한 번도 의심받거나 훼손되지 않았습니다. 한겨레 논조에 불만을 가진 그 누구도 한겨레 기자들이 청렴하다는 걸 부인하진 못했습니다. 우리는 가난했지만, 그 가난은 기꺼웠고,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옳다고 믿는 것을 바르게 행하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 어떤 어려움에도 우리 스스로를 지탱할 수 있었던 것은, 사회적 신뢰라는 이름의 내적 자부심이었습니다.

이제 그 존립 근거가 무너졌음을 우리는 연일 가슴 저리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독자들과 사회구성원들은 더 이상 한겨레를 미더워하지도 기다려주지도 않게 됐습니다.

36년 전, 그 누가 시키지 않았음에도 우리 스스로 경계를 세우고 의로운 길을 걸어갔듯, 이제 다시 무너진 기둥을 세우고 뜯어고쳐야 합니다. 뼈를 깎고 몸을 부수지 않으면 침몰하는 한겨레를 되살릴 수 없습니다.

 

노동조합은 사태의 엄중함과 긴급함만을 중심에 두고, 한겨레를 되살릴 마지막 충심을 담아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김현대 대표이사와 백기철 편집인은 현 사태에 대한 도의적·조직적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대표이사와 편집인 사퇴가 한겨레에 대한 독자와 시민사회의 무너진 신뢰를 되살리기 위한 최소한의 출발점입니다. 차기 대표이사 선거일인 다음달 8일에 맞춰 사퇴하겠다는 것은, 결코 책임지는 모습이 아닐 것입니다. 지금은 개개인의 책임 여부를 따질 상황과 조건이 아닙니다. 그것이 독자들과 시민사회에 남은 일말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입니다.

대표이사와 편집인이 사퇴하면 기존의 이사진과 우리사주, 노조 등을 중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리더십 부재를 최소화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 비대위 체제에서 노사공동 진상조사위를 다시 구성해 이러한 사태가 벌어진 경위와 원인, 대책 방안까지 모든 것을 열어두고 논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경영진은 정기 주주총회 일정 등에 따라 차기 경영진 출범이 정해져 있다는 이유로 차기 대표이사 선거를 예정대로 치르자는 입장입니다. 법률 자문 결과, 상법상 이사회 의결을 거치면 정기 주주총회도 연기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비대위가 들어서면 선관위와 협의해 차기 대표이사 선거 일정 등을 조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리더십은 이미 무너졌습니다. 비대위를 통해 우리의 리더십을 다시 세워야하는 절명의 순간입니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누란의 위기입니다. 대표이사 선거에 출마할 후보 쪽에서도 유불리의 셈법을 따라 오해와 분란을 낳을 수 있는 언행을 자제해주십시오. 모두 힘을 보태야 할 때입니다.

 

202319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

 

 
작성일:2023-01-09 16:04:05 1.217.161.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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