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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조직 성명/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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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어민신문지부 성명> 2023년 책임 있는 경영을 기대한다

등록일
2023-01-04 11:13:12
조회수
445
첨부파일
 한국농어민신문지부 성명서(20230103).pdf (65833 Byte)

한 해가 끝났다. 그리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2022년은 시끌시끌했다. 국가적으로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고 농업계에선 국제곡물가격을 비롯한 각종 농기자재 가격 폭등으로 농가들의 경영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대한민국은 치솟는 물가와 금리 때문에 힘들었다. 지금도 진행 중이다.

한국농어민신문도 마찬가지였다. 매년 반복됐던 경영난은 2022년에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나마 지난해 적자 경영으로 마무리되지 않은 것에 만족해야 하는가. 그 과정에서 경영진은 노동자들에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고 했다.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만 했다. 맞는 말이다. 회사가 어려우니 불필요한 지출은 줄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노동자들은 지난 10여년의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양보했다. 직원들에게 지급됐던 학자금 지원 등 복지정책은 없어진 지 오래됐고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전 직원에게 나눠줬던 상품권도 슬그머니 사라졌다. 최근 5년(2018~2022) 동안 인상된 임금은 2019년 기본급 2%, 2021년 식대 월 1만5300원 인상이 전부다. 2018년 이전도 별반 차이가 없다. 그동안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임금 수준은 오히려 퇴보했다. 노동자들이 무엇을 얼마나 더 줄여야 한다는 말인가.

A언론사 13.2%, B언론사 10%, C언론사 4% 등 언론노조 소속 다른 언론사의 2022년 임금인상률은 다른 세계 이야기 같다. 여기에서 오는 노동자들의 상대적 박탈감, 허탈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연 매출 100억 원, 보급 수입 80%의 건실한 신문사의 경영이 매년 악화일로를 걷는 것이 노동자들의 책임인가.

경영진에게 묻고 싶다. 경영진은 매년 되풀이되는 경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2022년 한 해 동안 무엇을 했는가. 내부 분란과 노동자들 사기만 떨어뜨린 인사, 불투명한 꼼수 운영, 기자들에게 광고 확대를 강요한 것 말고는 구성원들의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이뿐인가? 노동조합 동의 없이 회사 마음대로 연봉제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임금 지출을 줄이려는 목적으로 대상자를 더욱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적폐는 그대로 두고 문제를 키우면서, 근무 연수가 오래된 경력자들에게 아무 기준도 없이 불법적으로 임금삭감을 강요한다면, 누가 이 조직에서 미래를 보고 책임 있게 일하겠는가?

임금피크제가 대법원의 무효 판결을 받은 것을 인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회사가 그렇게 어렵다면 왜 경영진들은 다른 기업들처럼 임금 10% 반납 같은 행동조차 취하지 않는가. 본인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노동자들의 양보만 요구하고 있지 않는가?

경영진의 방침은 오직 임금 삭감 등 지출 규모를 줄이겠다는 생각 밖에 없는 것 같다. 한국농어민신문의 중장기적인 발전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방안에 대해선 고민하는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특정 부서, 인원에 편중된 업무가 고르게 배분될 수 있도록 그리고 직원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인력을 배치하는 등의 역할도 경영진이 할 일이다.

노동조합은 경영진이 이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노동자(또는 노조)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제안해달라”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한다. 왜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가.

회사의 경영안정 방안에 대한 고민은 경영진의 몫이다. 한국농어민신문의 가치와 위상을 지켜나가면서 신문 발전을 위한 비전과 경영목표, 경영계획과 전략 등을 수립하고 목표달성을 위해 임직원들을 독려하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사람이 경영진이다. 좋은 기사와 독립적인 언론으로,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신문사가 발전할 수 있도록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존재가 경영진의 역할이다. 지금 경영진은 자신들의 역할을 하지 않은 채 자리만 차지하고 있겠다는 심보인가.

직원들에게 미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채 노동자의 희생만 강요하는 경영진은 필요하지 않다. 경영을 할 자신이 없다면 물러나라. 그리고 신문사의 난관을 돌파하고 경영 전문성을 가진 경영진을 선임하라. 100억 원 규모를 넘는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책임 있는 경영진이 있는 것이 정상적인 회사 모습이다.

2023년에도 우리는 수많은 위기에 봉착할 것이다. 보급 체계를 뒤흔드는 사건이 생길 수도 있고 각종 악재로 광고 수급이 예년만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한국농어민신문의 미래 청사진을 경영진이 제시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좋은 회사를 아마추어처럼 경영하지 않는 2023년이 되길 바란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농어민신문지부

작성일:2023-01-04 11:13:12 118.130.238.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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