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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노협 성명] 이동관, 두말 말고 깨끗이 물러나라

등록일
2023-08-03 09:15:51
조회수
211

이동관, 두말 말고 깨끗이 물러나라

 

윤석열 대통령이 언론계와 시민사회의 우려를 무시하고 이동관 특보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이번 인사는 단순히 장관급 보직의 공석을 채우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공영방송을 폭력적으로 장악하고 말 잘 듣는 언론에는 초법적·탈법적 인센티브를 부여해 길들이겠다는, MB식 언론 통치술이 15년 만에 회귀했음을 의미한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언론관이 의심스럽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MBC 기자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 거부, 도어스테핑의 일방적 중단 등 언론과 소모적인 갈등을 빚으면서 의구심은 더욱 커져갔다. 마침내 이동관을 방통위원장으로 지명하면서 윤 대통령의 언론관이란 결국 MB와 하등 다를 게 없었다는 사실만 확인하고 말았다.

이동관이 MB 정권의 ‘핵심 관계자’로서 얼마나 치밀하게 방송 장악을 획책했는지는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상세히 드러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10년 이동관 홍보수석실은 KBS 내 ‘좌편향 간부’를 파악하라고 국가정보원에 지시했다. MB 정권의 MBC 장악 작업에 홍보수석실이 깊숙이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정황도 포착됐다.

공영방송뿐 아니라 신문사도 이동관의 ‘언론 농단’ 표적이었다. 당시 홍보수석실은 경향신문의 광고 수주 동향과 견제 방안을 알아오라고 국정원에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MB 청와대 대변인 시절인 2008년 국민일보가 자신의 농지법 위반 의혹을 취재하자 국민일보 간부에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한 사실은 알려져 있었다.

이동관이 주도한 MB식 언론 통치술은 이미 역사적 평가가 끝났다. MB의 언론관을 이어받은 박근혜 정권은 ‘최순실 게이트’의 충격파를 맞고 몰락했다. 당시 정권이 장악한 공영방송은 여론을 순치하기는커녕 스스로가 국민적 지탄의 대상으로 몰렸다. 진작에 무덤에 묻혔을 과거의 망령을 파내 다시금 추한 몰골을 드러내려는 저의가 뭔가.

전국언론노동조합 산하 신문 조직은 방통위의 포털 제평위 법정기구화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왔다. 정권이 포털을 언론 통제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도 있어서다. ‘언론 장악 기술자’ 이동관이 방통위원장으로 온다면 가뜩이나 선정성으로 몸살을 앓는 포털 뉴스 생태계에 정치 편향이라는 혹 하나가 더 붙을 공산이 크다.

이동관 후보자는 방통위원장 지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영국 공영방송 BBC를 언급했다고 한다.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정권과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공영방송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한 BBC의 역사를 알고서 그런 말을 한 건지 모르겠다. 혹시, 차원과 시공간이 깨지고 뒤엉키는 ‘대혼돈의 멀티버스’  세상에나 존재할 BBC를 얘기한 건 아닌지?

이동관 후보자는 똑똑이 알아야 한다. BBC·NHK·넷플릭스 운운하며 마치 자신이 최신 미디어 트렌드에 통달한 듯 꾸미지만 우리 국민과 언론노동자는 속지 않는다. MB 정권의 ‘언론 장악 기술자’로서 몸에 배인 악취는 그 어떤 미사여구로도 씻어낼 수 없다. 부질없는 공직 욕심 버리고 방통위원장 후보직에서 깨끗이 물러나는 게 가장 현명한 처사다.

 

2023년 8월 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전국신문통신노조협의회

작성일:2023-08-03 09:15:51 211.210.17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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