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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노보 2호] 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 기고글

등록일
2003-06-19 16:17:37
조회수
7102
첨부파일
 위원장호소문1.hwp (29613 Byte)
제목없음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남이 싸워주지 않는다!

 전국의 신문 조합 동지들이여 총궐기하자!

           전국의 1만 8천여 언론노조 조합원 동지 여러분! 특히 신문사 동지 여러분!

지금 우리는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라는 것을 동지 여러분들이 더 잘 알 것입니다.

  “우리는‘언론의 자유경쟁시대’라는 허울 아래 언론자유의 수호, 실천이라는 이 시대 언론계의 최대 과제를 애써 외면하고 정치와 영합, 정치의 시녀로 전락한 채 기업의 생존 논리만을 강조하는 언론소유주의 자사 이기주의를 단호히 배격하고 … (중략) … 언론관계악법 등 왜곡된 언론질서를 척결하고 자유롭고 민주적인 언론질서를 수립할 것이다.”

 
이 내용은 15년 전인 지난 1988년 11월26일 출범한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언론노련)의 창립선언문의 일부입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3월 정기 중앙위원회에서 다시 신문개혁을 주제로 내걸고‘2003년 6월 총력투쟁’을 결의했습니다.

동지 여러분!  

 지난 15년 동안 정치지형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대통령도 세번이나 바뀌었습니다. 역사의 시계는 꾸준히 전진하고 있는데 우리 신문업계의 시계추는 아직도 20세기에 머물고 있습니다.  

 
  2000년 처음으로 광고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방송에 내 준 신문업계는 해마다 그 점유율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월드컵과 지자체 선거 특수까지 겹쳤던 지난해 전국의 총 광고비는 15%나 늘어났지만, 신문은 고작 10.5% 성장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신문을 제 아무리 잘 만들어도 독자에게 전달할 길이 없을 지경입니다. 배달망이 붕괴했거나 이른바 족벌신문들이 시장과 배달망을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문의 신뢰도는 해마다 추락하고, 전체 가구 수 대비 구독자 비율은 매년 평균 5% 가까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우리가 국민 앞에 다가서지 못하는 사이 독자는 우리를 외면하기 시작했고, 그 틈을 이용해 권력과의 결탁이나 재벌의 지원으로 자본을 축적한 족벌신문들이 자전거, 비데 등 고가 경품과 공짜신문을 무차별적으로 뿌려대며 신문시장을 독점한지가 오래됐습니다.

 신문과 신문시장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족벌공화국’입니다. 신문시장과 여론의 독점화는 공정한 룰에 따른 합리적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 폐해 또한 너무나 생생히 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언론 노동자, 특히 신문 노동자들이 떨쳐 일어나야 합니다. 우리 신문노동자가 나서 공정한 경쟁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할 것입니다. 공정경쟁을 위한 최소한의 룰을 만들어야 합니다. 거대한 권력이 되어 왜곡과 편파 보도로 여론을 호도하고 국정을 농단해 온 족벌신문들의 폐해를 바로잡지 못하면 우리 국민들에게도 희망은 없습니다. 따라서 이번 신문개혁 투쟁은 이 땅의 언론노동자들의 국민에 대한 의무이기도 합니다.

 동지 여러분!

 이번‘신문개혁 6월투쟁’은 우리 신문 노동자 스스로의 자각으로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전국민 앞에 우리 신문시장의 현실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우리들의 투쟁을 지원해 달라고 호소합시다. 신문시장과 여론을 몇몇 족벌신문들이 장악하고 있는 한 우리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언론노조의 이번 신문개혁 6월투쟁은 결코 일회성 행사로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신문시장 정상화 등과 관련된 법과 제도를 정비하기 위한 제도개혁 투쟁으로 이어갈 것입니다. 신문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바탕으로 오는 가을 정기국회에서 지역신문발전지원법 등이 제정될 수 있도록 여야 정치권을 압박해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싸우지 않으면 누구도 지역신문의 살 길을 열어 주지 않습니다.

 언론노조는 내년 총선 이후까지 언론 관련 법제화 투쟁을 이어가 내년 가을 정기국회 때까지 관련 법률의 개정과 제정을 완성토록 투쟁할 계획입니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다시 5년 아니 10년을 기다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대로 가면 5년 뒤에 과연 몇 개의 신문이 살아남을 수 있겠습니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신문개혁 투쟁은 궁극적으로 동지 여러분들의 몫이라는 사실입니다.  

 언론노조 중앙의 힘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동지 여러분들이 나서야 합니다. 동지 여러분들이 나서지 않으면 남이 절대 대신 싸워주지 않습니다. 개별 신문사의 울타리에 머물러 있고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작은 차이를 넘어 투쟁의 주체로 우뚝 서 주십시오. 88년 창립이래 13년 동안 언론노련은 언론종사자들의 근로조건 개선과 언론개혁을 위해 힘차게 투쟁해 많은 성과를 거둔 것도 사실이지만 기업별노조의 한계 때문에 언론개혁은 미완성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0년 11월 산별로 전환한 우리 언론노조로서는 이번 신문개혁 투쟁이 산별의 성공 여부를 가리는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또한 신문시장 정상화를 비롯한 우리의 신문개혁 투쟁은 특정신문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전국의 모든 신문 동지들이 산별의 깃발아래 뭉칠 때 가능한 싸움입니다. 신문개혁 투쟁은 피해 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절체절명의 과제입니다. 여러분들이 나서면 할 수 있습니다.

 언론노조는 여러분들의 투쟁에 모든 것을 걸고 앞장서겠습니다.

<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

작성일:2003-06-19 16: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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