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시민사회단체 “방통위는 조속히 후속 사업자 공모 착수하라”

경기방송 정파 1주기 문화제 현장
경기방송 정파 1주기 문화제 현장

방송통신위원회의 신속한 경기방송 후속 사업자 공모를 촉구하는 언론계 시민사회단체 문화제가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30일 오전 11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경기방송 정파 1주기 문화제 ‘새로운 999 세우기 1년, 다시 경기도민의 방송으로’를 열고 이 같이 주장했다.

 

경기방송은 1997년 설립된 민영 지상파 라디오 방송사로 2020년 3월 사업자가 일방적인 자진 폐업 결정을 내려 3월 30일 정파 사태를 맞았다. 경기방송 정파 결정 직후 방통위는 조속히 후속 사업자 공모에 나서겠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구체적인 공모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문화제엔 언론노조,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 언론노조 MBN지부, 언론노조 CBS지부, 경기민주언론실천연합, 민주노총 경기본부 등 언론계 시민사회단체와 경기방송 청취자, 경기방송 프로그램 DJ 출신 연예인 및 리포터들이 참여했다. 경기방송 프로그램 ‘바운스 바운스’의 DJ였던 장벽진 씨가 MC를 맡았고 ‘달리는 라디오’의 DJ였던 록밴드 슈퍼키드 보컬 허첵, ‘어우야’ DJ를 맡았던 가비앤제이 서린 씨가 공연했다.

 

이날 문화제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들은 방통위가 조속한 사업자 공모에 착수해 경기도민의 청취권과 경기방송 해직자들의 노동권 보호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언론노조 윤창현 위원장
언론노조 윤창현 위원장

언론노조 윤창현 위원장은 “경기방송 대주주가 행했던 악행들이 전염병처럼 언론계 민간사업자들에게 번져간다. 청주방송 대주주는 언론노조 앞에서 수틀리면 방송면허를 반납하겠다고 협박질을 했는데 기가 막힌다”며 “경기방송이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공영방송으로 다시 태어날지가 매우 중요해진 만큼, 청취자 이익에 복무해야 하는 방통위는 빠른 시일 내 방송의 공적 책임과 청취자 주권을 사업에 반영하고 경기방송 해직 노동자들의 전원 복직을 약속할 수 있는 사업자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명 민주노총 경기도본부장은 “경기방송 정파 이후 생계를 잃고 현장에서 싸워온 노동자들의 1년이란 세월엔 말로 표현 못할 많은 아픔들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민주노총 경기본부는 경기도와의 노정교섭에서 경기방송 정상화와 공모사업 추진을 요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주주의 전횡으로 정파사태를 맞은 경기방송에 대한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경기방송은 지난 2019년 12월 방통위로부터 경영 투명성 제고를 골자로 하는 지상파 사업자 재허가 조건 이행을 요구받은 바 있다.

 

언론노조 MBN지부 나석채 지부장은 “경기방송 정파 사태도 MBN처럼 소유-경영분리가 이뤄지지 않은 민영 방송사의 1인 지배체제로 인해 벌어진 일인 만큼 경기방송 동지들의 고난이 남 일 같지 않다”며 “경기방송 조합원들이 투쟁에서 승리해 투명하고 공정한 방송을 하는 날까지 연대하고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민진영 경기민언련 사무처장은 “경기방송 정파 이후 경기 민언련은 바로 ‘새방송준비위원회’를 만들어 경기도 측에 도민을 위한 경기도형 공공방송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많은 동의를 얻었다”며 “도민과 함께 하는 새로운 방송 공영방송으로 나아가기 위해 조합원 여러분들도 끊임없이 토론하고 연구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방통위가 지역 중소방송사에 무관심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언론노조 CBS지부 박재홍 지부장은 “방송결합판매제도 문제를 두고 드러난 방통위의 지역 중소방송사에 대한 무관심이 경기방송 정파 후 1년 간 방치에서도 나타난 것 아닌가”라며 “방통위와 정치권은 경기방송을 청취자에게 돌려줄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기방송지부 조합원들은 1년 간의 투쟁 소회를 밝혔다. 경기방송에서 기자로 일했던 문정진 조합원은 “아침 6시마다 어린 딸을 맡기고 투쟁 현장에 나올 때마다 무능한 부모로 보이지 않을까 고민하지만 당사자가 요구하지 않으면 바뀌는 건 없다”며 “자본과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진정으로 도민을 위한 새 방송을 만들고자 하는 경기방송의 투쟁은 사회 전체를 위한 값진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방송 장주영 지부장
경기방송 장주영 지부장

장주영 경기방송지부장은 “경기지역의 유일한 지상파 라디오였던 경기방송이 1년 전 악독자본에 의해 강제 폐업했음에도 해직 언론인들은 아직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문화제를 마련했다”며 “방통위의 조속한 사업자 공모 착수는 새로운 99.9 만들기의 시작인만큼 조속한 공모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언론노조는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 측에 연대기금을 전달했다. 연대기금은 언론노조 산하지부 조합원 1만 5천여명의 자발적 모금으로 조성됐다. 앞서 지난 2월 언론노조는 중앙집행위원회 의결을 거쳐 경기방송지부에 2천만원의 투쟁기금을 전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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