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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6월 국회, 여야는 공영방송 이사 추천 불개입을 선언하라.

  6월 4일(금) 제388회 국회 임시회가 시작된다. 만시지탄이지만 6월 국회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합의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산하 방송소위 구성, 민주당이 최근 출범시킨 미디어개혁특위의 언론개혁 입법활동 등이 시작될 중요한 국면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이미 6월 1일(화) 성명 <6월 국회, 언론개혁 4대 입법 처리가 최우선이다>를 통해 산적한 언론개혁 과제 중 어떤 것을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할지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6월 국회 의사일정과 무관하게 벌써부터 다음 달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KBS 이사 공모를 앞두고 비공식적 경로로 다수의 이사 지원자들이 추천을 받기 위한 행보에 나서고 있으며, 유력 정치권 인사들의 뒷배가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여전히 법적 근거 없는 부당한 관행과 월권을 놓지 않고 있다는 강한 의구심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정황이 사실이라면, 언론노조가 6월 국회 언론개혁 첫 번째 과제로 제시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혁은 겉과 속이 다른 여야 정치권이 다시 국민과 언론노동자들을 우롱하고 의지없는 형식적 논의로 일관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언론노조는 6월 임시회 개원을 맞아 민주당과 국민의힘, 그리고 방통위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첫째,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 당대표는 법적 근거도 없이 반복해 온 KBS 이사 추천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국민 앞에 선언하라. 우리는 6월 국회에서 공영방송 이사 추천과 사장 선출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할 법안을 만들면서 뒤로는 이사 후보군을 줄 세우는 기만적인 행위를 지켜볼 수 없다.

  둘째, 방통위는 KBS 이사 추천 전 과정을 법령대로 엄격히 수행하라. 5기 방통위의 업무 계획에 포함되었던 올해 상반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안 제출은 이미 기한을 넘겼다. 방통위는 7월 KBS 이사 후보 지원자의 명단과 추천단체를 밝히고, 추천 후보 평가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이는 6월 국회의 지배구조 개혁의 성사 여부와 무관하게 방통위가 수행해야 할 공적 책무다. 

  위 두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8월 KBS 신임 이사회를 시작으로 방송문화진흥회, EBS 이사회 또한 내년 대선을 앞둔 여야 정쟁의 장이 될 것이다. 특히 12월 KBS 이사회의 사장 임명제청은 시청자와 시민 참여 없이 정치적 이익을 위해 언론을 장악하려는 대선의 전초전으로 변질될 것이다. 

  거대 양당은 과거를 돌아보기 바란다. 

  국민의 힘은 2008년 정연주 KBS 사장 불법해임을 시작으로 YTN, MBC 언론인 강제 해직 사태 등 방송 장악으로 언론자유의 헌법 가치를 유린했던 장본인이다. 보수 혁신을 외치고 있는 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그 진정성을 입증하려면 집권세력의 방송장악을 구조적으로 봉쇄할 제도 확립에 먼저 나서야 한다. 

  민주당 또한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 선임 과정의 정치적 독립과 국민 추천권을 법적으로 보장하고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지 않는 한 자신들이 말하는 언론개혁은 대선을 앞둔 언론 길들이기라는 일각의 비판과 의구심을 비켜갈 수 없을 것이다.  

  언론노조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에게 다시 한번 분명히 요구한다. 공영방송에 행했던 추악한 정치적 공세의 산물을 대체 언제까지 ‘관행’으로 포장할 것인가. 6월 국회 개원과 함께 양당 당대표는 KBS 이사 추천, 나아가 모든 공영방송 이사 추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선언에 나서라. 

  과거에 대한 반성 없는 언론개혁은 또 하나의 기만일 뿐이다. 언론노조는 거대양당이 끝까지 정치적 기득권을 놓지 않는다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응징할 것이며, 그에 상응한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21년 6월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