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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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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등록일
2021-06-14 15:51:04
조회수
590
첨부파일
 [성명]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pdf (281600 Byte)

[성명]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는 새로 선출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 축하 인사를 전한다.  

  이 축하는 ‘헌정사상 첫 30대 보수 정당 대표’라는 일부의 화려한 평가 때문은 아니다. 언론노조는 이 대표의 당선으로 ‘박정희의 개발 신화’, ‘지역주의 정치’, ‘반공 이데올로기’, ‘극단적 진영논리’에 의존해 반사이익만을 추구해 온 보수정당의 혁신을 바라는 당원과 국민의 요구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여러분이 저를 당대표로 만들어 주셨습니다”라며 수락연설에서 호명한 “여러분”이 바로 보수 혁신을 바라는 이들 아닌가. 

  그러나 언론노조는 이 대표가 ‘보수와 진보’라는 이분법에 갇혀 오랫동안 묵혀 놓은 과제들을 풀지 못한다면, 이 대표가 힘주어 말한 보수 혁신이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염려를 놓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정권교체 때마다 반복되어 온 공영언론 ‘장악’의 부끄러운 역사를 어떻게 끊어낼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 집권 시절 내내 이어진 KBS, MBC, YTN 등 공영언론 노동자에 대한 부당한 징계와 해직 사태를 기억할 것이다. 그 이후로도 여야는 법적 근거도 없이 오직 관행만으로 각자 몫의 이사를 챙기고 사장 후보를 선출해 왔다. 모든 국민에게 공적 책무를 수행해야 할 공영언론의 지배구조는 이렇게 정쟁의 소재로 추락했다. 이러는 사이 건강한 공론의 장을 선도해야 할 공영언론은 이제 존재 이유마저 위태로운 지경이다. 

  정치권이 자신들을 감시하고 견제하는 공영 언론사 사장 및 이사 선임에 개입하는 반칙을 바로잡는 일은 진보-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 자유 확립으로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를 보장하며, 이를 통해 부패를 막고 대의제도를 건강하게 하는 민주주의 기본원칙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7년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정권을 빼앗긴 것도 바로 민주적 기본원칙을 파괴했던 부끄러운 역사 때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다가올 대선의 승리가 “다른 주자를 낮추는 것으로 달성할 수는 없으며 상대가 낮게 가면 더 높게 가고, 상대가 높다면 더 높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경쟁원칙”이라 밝혔다. 공영언론 지배구조를 바로잡는 일이야말로 이 원칙이 가장 먼저 적용돼야 할 일이다.    

  언론노조는 이미 민주당에 8월로 다가온 공영방송 이사 추천에서 기득권 포기 선언을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자신들의 추천권을 포기해도 국민의힘이 추천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이유로 선언을 꺼리고 있다. “상대가 낮게 가면 더 높게 가는” 보수 혁신의 길은 바로 여기에서 시작해야 한다. 공영방송 만이 아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뉴스통신진흥회 구성이 유례없이 지연되는 이유 또한 다르지 않다. 언론에 대한 부당한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구태 보수의 관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노조는 공영언론 이사회 구성과 사장 선출에 시민참여를 보장하고 시민의 결정권이 반영되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공영언론의 이사 지명이 여야의 후견이 아니라 이 대표가 말한 공직 후보자의 공개경쟁선발처럼 공영언론에도 적용되길 바란다. 이것이야말로 “누가 선발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통해 누구에게나 “공정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영언론에 대한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는 혁신이 될 것이며, 개혁 이슈의 선점으로 보수 혁신에 대한 신뢰를 굳히는 중대한 전환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당원과 국민을 향해 “세상을 바꾸는 과정에 동참해 관성과 고정관념”을 깨 달라고 당부했다. 
  언론노조 역시 이 대표에게 당부한다. "언론을 바꾸는 과정에 동참해 보수정당의 관성과 고정관념을” 깨 주길 바란다.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는 이 대표의 진정성과 혁신 의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전국의 언론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언론노조와 조속히 대화의 장을 마련하길 바란다. 


2021년 6월 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작성일:2021-06-14 15:51:04 1.217.161.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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