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일
- 2023-12-04 17:49:22
SBS미디어넷 주식담보 대출 760억원은
방송산업을 위한 것인가? 건설산업을 위한 것인가?
오늘 SBS미디어넷 구성원들은 믿기지 않는 기사를 접했다. 태영그룹의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가 SBS미디어넷의 지분 70%를 담보로 특수목적법인 월드미디어제일차로부터 760억원을 차입했다는 뉴스였다. 760억원의 차입을 위해 티와이홀딩스는 ‘SBS미디어넷’의 전체 발행 주식의 70%, ‘디엠씨미디어’의 주식 전량을 담보로 내놓았다고 한다.
PF 채무문제로 인한 태영건설의 위기설은 계속 제기되어왔다. 태영건설과 티와이홀딩스는 루나엑스CC 및 여의도 본사건물담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부문이 아닌 방송사의 지분을 담보로 한 자금차입은 SBS미디어넷이 처음이다.
SBS미디어넷은 티와이홀딩스가 지분 91.7%, SBS미디어넷의 자사주까지 포함하면 실제적으로 99.9%를 보유하고 있다. 주식 전량을 내놓은 ‘디엠씨미디어’는 SBS미디어넷이 2022년 5월 540억에 인수해서, 올해 8월 아무런 댓가도 없이 감자까지 해가며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로 분할합병시킨 연간 100억원의 영업이익이 나는 알짜 디지털미디어렙이다. SBS미디어넷의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손해일 수 있는 일이 아무런 법적인 문제가 없이 진행되는 것은 티와이홀딩스가 실질적인 100% 지주회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금 차입의 목적이 SBS미디어그룹의 방송산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것이 아니라, 태영건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2008년 설립된 미디어지주회사 SBS미디어홀딩스에 이어, 2020년 1월 태영건설은 지주회사 전환계획을 공시하고, 9월 방송통신위원회는 SBS미디어홀딩스에서 티와이 홀딩스로의 지배구조 변경을 승인했다. 그 과정에서 사측은 태영건설의 지주회사 전환으로 SBS와 자회사, 계열사들에게 어떠한 변화가 생기거나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내부 인트라넷 공지를 통해 ‘태영건설의 직접 지배에서 벗어나 태영건설의 재무구조나 건설경기의 변동성 영향을 피할 수 있을 것이며, 방송의 독립성과 경영 투명성, 독립성을 변함없이 확고하게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우려를 전하는 언론노조의 질의에는 ‘저의가 의심스러운 선동이며, 합리적인 사고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3년이 조금 지난 시점에 언론노조의 우려는 현실이 되었다.
기사에 따르면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연 이자율이나 자금차입 목적도 확인해주지 않았다. SBS미디어넷 760억 담보 대출의 만기는 2024년 11월 30일까지 1년이다. 만약 특수목적법인이 그 기간 동안 70% 주식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또한, 1년 뒤에 티와이홀딩스가 차입한 자금을 갚지 못하게 되면 SBS미디어넷과 소속 구성원들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이에 언론노조 SBS미디어넷 지부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는 SBS미디어넷을 포함한 SBS미디어그룹의 구성원들에게 차입 조건, 목적, 자금 반환 계획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라.
2.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대주주 변경 승인 조건인 소유와 경영 분리 이행에 대한 구체적 입장을 밝히라.
3. SBS미디어넷의 경영진은 SBS미디어넷의 구성원들에게 760억 주식담보 대출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향후 대응책을 공개하라.
SBS미디어넷의 노동자가 원하는 것은 SBS미디어넷의 위험과 혼란을 대가로 한 대주주의 일방적인 이익이 아니라 SBS미디어넷 노동자들의 지속가능한 미래이다.
2023. 12. 4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미디어넷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