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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개혁특보4-1]우리 아이와 가족, 나라의 미래까지 농간하는 족벌신문은...

등록일
2003-06-26 21:26:12
조회수
3689
우리 아이와 가족, 나라의 미래까지 농간하는 족벌신문은 사라져야 합니다골프치고 멱살잡는 국회의원 대신 월급쟁이 서민 얘기 나오는 신문저희 신문노동자와 함께 만듭시다족벌신문 약발도 옛날같지 않아그러나 자전거와 비데 위력 여전여론왜곡도, 노동자 때리기도 여전조·중·동만 있는 대한민국은 재앙죄송합니다. 사방에서 개혁의 구호가 넘쳐나는 요즘 저희도 “개혁 한번 꼭 해보자”고 이렇게 일어섰습니다. 개혁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시는 당신. 하지만 개혁이 싫어서가 아니라, 개혁을 요구하고 나서는 이들은 많은데 개혁되는 건 아무 것도 없어 당신이 이내 지쳐가실 지도 모른다고, 저희는 지레 걱정부터 앞섭니다. 죄송하고 안타까울 따름입니다.그뿐만이 아닙니다.‘신문개혁!’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으셨을 줄 압니다. 이미 지난 2년 전, 지금처럼 장맛비가 온 나라를 적실 즈음, 그때도 저희는 거리로 나섰더랬습니다. “그런데 여태껏 신문개혁이냐”고 되물으시는 게 어쩌면 당연하실 겁니다. 어느 유명한 소설가가 저희를 ‘홍위병’이라고 불렀을 때 어이없어 그냥 웃어넘겼을 당신께, 다시 똑같은 말씀을 되풀이해야 하는 저희를 용서하십시오.물론 그 사이 성과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이제 조·중·동이 얼마나 나쁜 신문인지는 당신 말고도 많은 국민들이 알고 계십니다. 지난 대선 때 보셨듯이, 그들의 약발도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웬만해서는 꼼수가 들통나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거꾸로 그들은 더욱 부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게 저희들의 고민거리입니다. 그리고 저희가 이렇게 다시 일어서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신문시장 상황은 갈수록 조·중·동에게만 유리해져 갑니다. 아시겠지만, 자전거와 비데의 위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그럴수록 광고도 부자신문으로만 더 붙습니다. 그들은 시장을 마음껏 교란하면서도 개혁에 딴지 거는 그들만의 언론자유까지 만끽하고 있습니다.이 대목에서 저희들 딱한 사정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신문시장 안에서 조·중·동 아닌 신문들은 나날이 어려워져 가고 있습니다. 이대로 있다가는 머지 않아 다같이 생존의 벼랑 끝까지 몰릴 것입니다. 솔직히 그렇게 될까봐 저희는 많이 두렵습니다. 조·중·동만 있는 대한민국은 재앙입니다. 당신은 누구보다 그걸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신문개혁은 결코 당위의 문제가 아닙니다. 당신께서도 네이스(NEIS) 문제로 얼마간 마음 고생 많이 하셨을 겁니다. 나중에는 ‘필요악’이 아닐까 생각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걸 아십니까? 작년에는 조선일보도 네이스를 줄곧 반대했다는 사실을. 조선일보가 말만 바꾸지 않았으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지 않았으면, 당신의 마음 고생과 엄청난 사회혼란은 오지 않았을 겁니다.조선일보가 김영삼 정부 시절 한때 “북방한계선(NLL)은 국제법상 임의의 선이므로 북한 배가 넘어와도 정전협정 위반이 아니다”로 주장한 사실을 아십니까? 사실입니다. 조선일보가 또 그 시절 ‘對美 자주외교’를 목소리 높여 외쳤다는 사실은 아십니까?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이 또한 사실입니다. 당신도 저희한테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는 건 저희도 잘 압니다. “그렇다고 너희들이 신문을 제대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 맞습니다. 저희가 신문을 정말 잘 만들었고, 그리하여 세상을 제대로 비추는 등대였다면 지금 같은 상황은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아프게 반성합니다.미선이와 효순이가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졌을 때 눈길도 안 주다 뒤늦게 호들갑 떨고 말았으며, 한반도에 전쟁 위기를 부추기고 있는 미국에 대고 큰 소리도 지르지 못했습니다.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에도 뒷짐만 지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서민경제 다 죽어가는데, 당신 살림살이 걱정 한번 제대로 해주지 못했습니다. 다만 저희는 조·중·동과 달리 반성하고 노력하겠다는 약속만큼은 당신께 드릴 수 있습니다.당신께서는 또 이렇게 물으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인터넷과 방송이 조·중·동을 잘 견제하고 있지 않느냐, 매체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신문이 꼭 필요한 거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신문은 방송이 잘 못하는 심층 보도와 해설,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방송만 보고 우리 사회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또 신문은 인터넷보다 훨씬 전반적이면서도 정제된 정보를 전달합니다. 인터넷만으로는 우리 사회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하루의 여론과 의제를 설정하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조간신문입니다. 오늘날 신문이 언론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누려야 할 이유는 없으나, 반드시 필요한 매체이며, 공존해야 하는 매체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서둘러 신문시장을 개혁하지 않으면 머지 않아 당신께서는 전쟁을 부추기고, 당신의 가정과 자녀의 미래를 농단하는 가정파괴범만 존재하는 세상에서 사실 수도 있습니다.
작성일:2003-06-26 21: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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