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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제목

[성명]누가 한진 김주익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나

등록일
2003-10-17 19:22:23
조회수
2979
첨부파일
 한진성명.hwp (57636 Byte)
누가 한진 김주익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나129일째 고공 크레인에서 홀로 농성을 벌여온 김주익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이 오늘(17일) 아침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는 자신의 희생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노조를 살리고, 동지들을 살리고, 나아가 노조를 말살하려는 간악한 자본과 정권, 그리고 보수언론과 맞서고자 했다.그의 죽음 앞에 우리는 눈물을 흘려야 하지만 끓어오르는 분노는 이 눈물마저 말라버리게 만들었다.김 열사는 지난 6월 11일 한밤중 회사의 부당한 처사에 맞서 죽기를 각오하고 35m 높이의 크레인으로 올라갔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회사측의 강제사직 중단을 요구하다 모두 7억 4400만원의 손배·가압류를 당한 상황에서, 김 열사 자신을 비롯한 14명의 노조 간부들에게 회사측의 고소고발이 폭주한 상황에서, 그는 어떻게든 탄압의 고리를 끊어보고자 했다. 그러나 공권력은 10월 1일 김 열사와 노조간부들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김 열사는 그칠 줄 모르는 사욕으로 똘똘 뭉친 자본과 공권력이 죽였다.김 열사를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에는 보수언론도 빼놓을 수 없다. 걸핏하면 '강성노조 때문에 나라가 망한다'고 짖어온 보수언론이 아니었던가. 김 열사는 유서에서조차 "그럼 노동자는 다 굶어죽어야 하냐"며 보수언론을 질타하고 있지 않은가.김 열사가 남긴 유서는 살아남은 자들에게 맹성을 촉구하고 있다. 추석을 앞둔 지난 9월 9일 죽음을 결심했지만 차마 결행하지 못했고,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휩쓸 때에도 차디찬 크레인 위를 지켰던 그가 왜 죽음을 결행하게 됐는가.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노동탄압, 힘있는 자들과 가진 자들의 이해득실로만 가득 채워진 언론보도가 그를 죽음으로 내몰지 않았는가.결혼 10년이 넘어서야 유서를 통해 '여보'라고 불러주고, 죽음 앞에서도 세 자녀에게 약속했던 선물을 사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평범한 가장 김주익 열사!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기 앞서 우리는 분노를 삭이며 머리띠를 동여맨다.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몰아가는 장본인은 노무현 정권과 보수언론, 굴종을 강요하는 자본임을 확인한다. 보수언론은 더 이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 노무현 정권은 더 이상 노동자를 탄압하지 말라. <끝>
작성일:2003-10-17 19: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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