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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제목

[성명] 청와대, 편집국장과의 술자리로는 부족했던가

등록일
2004-02-12 14:02:21
조회수
2196
첨부파일
 0212성명.hwp (60028 Byte)
청와대, 편집국장과의 술자리로는 부족했던가지금 대통령이 굳이 중앙일보와 만나야 하는 이유를 의심한다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14일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과 만난다. 청와대는 홍 회장과의 만남이 세계신문협회(WAN) 회장과의 만남으로 둘러대고 있지만 두 사람의 대화결과는 'WAN 기관지'에 실리지 않고 오는 16일자 중앙일보라는 특정신문에 실린다. 따라서 대통령은 한국의 120여개 일간지 중에서 유독 중앙일보와 첫 단독 인터뷰를 하는 것이다. 취임 1년을 맞아 언론과의 관계개선을 요구해온 청와대내 보좌진들의 주장도 있었지만 총선을 불과 60여일 앞둔 민감한 시기에 대통령과 중앙일보의 만남은 적절치 않다. 홍 회장이 기자인가. 대통령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 내용을 기사화하려면 중앙일보의 그많은 기자들이 만나면 된다. 대통령이 중앙일보의 편집국장, 논설실장, 주필, 대기자들을 다 제쳐두고 굳이 사주인 홍회장을 만나야 할 이유는 납득이 가질 않는다. 이는 보도 외적인 흥정을 전제한 만남일 수밖에 없다. 중앙일보는 지난달부터 신문값 할인경쟁의 돛을 올려 불과 20여일 만에 신문시장을 붕괴 직전으로 내몰고 있다. 중앙일보는 80·90년대 무가지와 고가 경품 살포로 신문시장을 투전판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무리한 증면경쟁으로 신문독과점을 심화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런 중앙일보의 이번 할인경쟁은 수년 전 인터넷서점들의 무차별적인 할인경쟁과 다를 바 없다. 정부는 인터넷 서점들의 무차별 할인경쟁에 대해서는 즉각 관련법을 통해 대응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개입으로 혼탁을 막았다. 이와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청와대는 이에 대한 대책은커녕 그런 시장붕괴의 주인공과 단독 인터뷰를 갖겠다고 한다.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만남이다. 더욱 가증스러운 것은 중앙일보가 신문값을 내리는 1월26일자 1면 社告에서 "무질서한 판촉경쟁이 아니라 알차고 폭넓은 뉴스로 경쟁하겠습니다"고 뻔뻔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금 당장 전국의 아파트 밀집지역에 나가 보라. 곳곳에서 중앙, 조선일보 판촉요원들이 "우리 신문은 가격을 내렸습니다. 구독을 신청하시면 6개월간 신문을 무료로 드리고 5∼8만원 상당의 생활용품을 경품으로 드리겠습니다"고 외치고 있다. 현행 신문고시상 무가지는 2개월 이내, 경품은 신문값이 20% 이내로 돼 있다. 당연히 신문고시 위반이다. 청와대, 문광부, 공정위의 누구도 대통령에게 이같은 사실을 보고하지 않고, 그 위반 사실을 모르고 있다. 혹시 청와대가 정권에 대한 태도에 있어 중앙일보가 조선, 동아일보와 달리 다소 우호적인 것 때문에 이번 만남을 관계개선의 계기로 삼아 총선지형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진다면 오판이다. 중앙일보는 지금도 지면을 통해 노골적으로 재벌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신문이다. 중앙일보는 지난 4일자 1면에 "경제 毒되는 공약 후보 떨어뜨리자"고 썼다. 중앙일보는 △신용불량자 빚 탕감 △농가부채 탕감 △균형잃은 노사정책을 내건 후보를 낙선시키자고 했다. 표면적으로는 경제를 살리자는 기획기사지만 중앙일보의 의도는 명확하다. 신용불량자에 대한 책임을 대기업에 전가하지 말고, 농민을 죽여서 대기업의 살 길을 열고, 노동자를 죽여 기업주의 이익을 극대화하자는 기사일 뿐이다. 우리는 중앙일보의 이 기사와 비슷한 시기에 전경련 임원이 "친기업적 후보에 대한 총선 지원"을 언급한 것이 궤를 같이 한다고 본다. 대통령은 지금도 신문고시를 위반하고 거대 자본력으로 신문시장을 유린하고 있는 범죄자를 만나려는 것이다. <끝>
작성일:2004-02-12 14: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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