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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 불공정한 연구절차, 지배구조가 개입한 연구, 방문진 보고서의 민낯
 2017-09-04 14:34:34   조회: 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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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한 연구절차, 지배구조가 개입한 연구, 방문진 보고서의 민낯

 

지난 8월 31일 MBC의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주요 선진국 공영방송 조사연구: 방송 공정성과 거버넌스를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2016년 5월 유의선 이사를 위원장으로 하여 권혁철 이사(구여권 추천)와 유기철 이사(구야권 추천)가 위원으로 참여한 “선진 공영방송제도 조사연구 소위원회”(이하 소위원회)의 주관으로 이뤄진 연구의 최종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와 MBC본부가 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공정성, 그리고 지배구조 개혁을 목표로 한 총파업에 나선 시점에 유사 주제를 다루었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내용의 적실성을 떠나 작성의 경위만으로도 연구 과정의 독립성과 투명성, 그리고 적절성을 의심케 하고 있다.

 

첫째, 연구 과정의 핵심인 해외 조사 과정에 왜 방문진 이사가 개입했는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주요 선진국”을 독일, 오스트리아, 영국만으로 한정했는지도 의문이지만, 3개국 공영방송 조사 방문단에 방문진 이사 다수가 포함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이미 소위원회는 3명의 책임연구원을 선정했다. 말 그대로 소위원회는 연구용역을 의뢰하는 곳이며, 3인의 책임연구원은 조사, 연구 및 집필에 있어 독립성을 보장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작년 7월의 방문단에는 책임연구원들 외에 소위위원회 소속 유의선·권혁철 이사 뿐 아니라 소위와 무관한 김광동·이인철 이사가 동행했다. 이들 모두가 구여권 추천인사라는 공통점은 차치하더라도, 연구용역을 의뢰한 방문진 이사 다수가 연구과정의 핵심인 해외 조사에 동행하는 것은 연구용역의 절차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술 더 떠 소위원회 위원장인 유의선 이사는 연구보고서의 서론과 결론의 집필까지 맡았다. 해외조사까지 동행한 위원장이 3인의 책임연구원이 집필한 내용에 대한 개괄(서론)과 평가(결론)를 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늘 학자임을 천명했기에 연구용역에 대해 잘 알고 있을 유의선 이사에게 묻는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연구용역을 할 때 방통위원장이 서론과 결론을 쓴다고 한 적이 있는가?

 

둘째, 최종 연구보고서가 회계감사 기간을 지나 이사회에서 확인되고 공개된 이유는 무엇인가? 해외조사를 마치고 귀국한 날짜는 2016년 7월 17일이었다. 최종 보고서는 조사 후 1년이 넘어 공개되었다. 학계에서 공영방송 지배구조의 대한 연구 용역은 숱하게 이뤄졌지만 1년이 넘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더욱이 이 연구는 방문진 예산이 집행된 것으로 2016년 회계감사 기간인 2017년 6월을 지나 발행되었다. 보고서 서두에서 유의선 이사는 “대통령 탄핵사태를 겪으면서 공영방송 거버넌스와 방송공정성 정립 문제가 보다 중요하게 우리 사회의 화두로 대두”되었고, “국회에서 적지 않은 수의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되었기 때문에 “면밀한 검토가 필요”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사태와 이 연구보고서가 어떤 연관이 있는가? 도리어 대통령 탄핵사태 국면의 공영방송 보도가 보고서의 주제인 “공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면 더욱 시급히 나왔어야 했다. 또한 국회의 관련법 개정안이 가장 최근에 발의된 것은 2016년 7월로, 이후 개정안들은 일부 조항의 개정에 불과했다.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회계감사 기간을 넘겨 발행된 본 보고서의 작성 경위에 대해 유의선 이사는 분명히 밝혀야 한다.

 

셋째, 연구비 예산은 얼마나 투명하게 집행되었는가? 총 8명으로 구성된 해외조사단의 7일간 체류와 이후 유의선 이사가 밝히고 있는 “헌법, 방송법, 노동법 등의 전문가 토론회” 개최까지 고려하면 상당한 비용이 소요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언론인권센터의 요청으로 공개된 2016년 방문진 계정별 원장에는 어떤 지출 내역도 기록되어 있지 않다. 2016년 7·8월 모두 “자료조사 및 대외직무활동비”로 매월 기입되는 2천 700만원만이 있을 뿐이다. 2015-16년 기준 방문진의 운영예산은 약 5억 원이다. 8명의 유럽체류와 이후 토론회, 책임연구원 인건비만을 생각해도 최소 1억 원은 소요되었을 예산의 집행내역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일반적인 정부의 연구용역은 엄격한 연구비 예산 책정과 지출을 전제로 한다. 연구비는 그 자체로 연구활동의 세부내역이자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거버넌스를 다룬 방문진의 이번 보고서는 연구의 독립성, 연구기간의 적절성, 연구 예산의 투명성 문제만으로도 전혀 “공정”하지 않으며 방문진의 “지배구조(거버넌스)”가 연구에 개입한 전형적인 사례다. 이런 이사회가 과연 MBC라는 공영방송의 감독기구로서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이 정도의 문제라면 방문진 내부감사가 아닌 별도의 감사가 필요할 지경이다. 그럼에도 소위원회 위원장인 유의선 이사는 “한마디로 본 보고서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그간 타기관 등에서 나온 유사주제 보고서에 비해 수월적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자평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연구절차 뿐 아니라 보고서의 일부 내용 또한 심각한 문제가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공개적인 비평문을 제시할 계획이다.

 

 

2017년 9월 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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