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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평] 위기 속 잇속 차리기 비판받는 경총, 신문협회 정책 요구
 2020-05-28 13:34:18   조회: 251   
 첨부 : [논평]위기 속 잇속 차리기 비판받는 경총과 신문협회 건의문(20200528).pdf (106388 Byte) 

[논평]

위기 속 잇속 차리기 비판받는 경총·신문협회 정책 요구

 

  27일 우리나라 기업을 대표하는 경총과 전경련 등 30개 경제단체가 ‘코로나19로 인한 국가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경제단체 건의’를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지금은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다. 당연히 경총과 전경련도 어려움을 토로하고 정부에 도움을 요청할 만하다.
  그러나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유동성을 추가 지원해야”라는 제목의 신문 기사를 접한 국민들은 “위기에 한 몫 챙기겠다는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며 분노를 보였다. 제안하는 정책 내용이 이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국민의 정서와 동떨어진 탓이다.

  돌아보자. 정부가 전국민을 대상으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려 할 때, 경총 등은 반대하고 나섰다. 소비 진작을 통해 국민은 물론 기업까지 도움이 될 것이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취지에 대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되려 기업에 직접 지원을 해 달라고 주장했다. 국민 누구도 제대로 누려보지 못한 낙수 효과의 재탕이었다. 짐짓 나라 빚까지 걱정했다.
  그런데 이제와서 제목만 봐선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유동성을 추가 지원하라니 누구나 기가 막힐 수밖에. 내용을 따져 봐도 화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노동계엔 고통 분담과 협력적 노사관계를 요구하면서 정부와 국회엔 이를 위한 해고 등을 자유롭게 해 달라고 한다. 총고용 유지나 보장 등과 같은 기업의 고통 분담 내용은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없다. 지난 4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50대 대기업이 보유한 현금 자산 규모는 역대 최고치인 107조 712억 원이다.

  기업이 잘 되어야 국가도 국민도 잘 된다는 것을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말엔 기업이 제대로 된 윤리로 경영을 이끌고, 선순환의 시장 경제에 일조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조건처럼 뒤따라야 한다. 경총과 전경련은 이 전제를 바로 지키고 있는지 스스로 반성부터 해야 할 일이다.

  최근 신문협회가 내놓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저널리즘 지원 대정부 정책 제안’에도 경총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이 등장한다. 신문협회 홈페이지에도 공개된 이 제안서에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언론계의 어려움과 정부의 지원 제도, 외국의 신문 지원 사례가 잘 나온다. 이를 바탕으로 한 제안에는 다양한 공론장 형성을 형성하기 위해 ‘저널리즘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매체’에 한해 지원 기준을 정하고 선별 지원을 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옳은 말이다.

  문제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함에 있어 누구도 동의하기 어려운 모순되는 대목에 있다. 코로나19로 언론계 중에서도 지역 언론의 타격은 심각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신문협회가 내세운 긴급 지원의 최우선 고려 대상에는 올바른 지역 신문 등은 빠지고 조선과 동아 등을 염두에 둔 듯한 내용이 나온다.  
  신문협회가 구체적으로 밝힌 지원 기준에 ‘매체의 역사와 전통, 사회적 평판, 자본금 등을 갖춘 매체’가 포함된 것이 그렇다. 특히 정부 광고의 상반기 증액 집행이란 긴급 지원 요청 사항에는 ‘정부광고 집행 시 매체별 배분은 객관적 기준(발행부수, 유가부수, 매체의 브랜드 파워, 구독률, 열독률 등)에 따라야 함’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지역 신문에 대해서는 ‘다만, 지역 언론은 보편적 정보 접근성, 풀뿌리 민주주의 요람 등의 측면을 고려해 보다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함’이란 모호한 기준을 제시했다. 미디어오늘이 지난 27일 공개한 2019년 중앙일간지(9개) 정부 광고 집행 현황에 따르면, 1~3위는 동아일보(87억 7500만 원), 중앙일보(76억 2000만 원), 조선일보(70억 6600만 원) 순이었다.
  그러니 “코로나19로 특히 지역신문이 어려우니 정부 광고를 좀 일찍 집행하되, 배분은 지역신문 위주가 아닌 동아, 중앙, 조선일보 순서로 주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현재 신문협회는 홍준호 조선일보 발행인이 회장이며, 부회장에는 동아일보의 임채청 발행인도 포함돼 있다.
 
 신문협회의 정책 제안에선 지역 언론 지원 등 한편으로는 정말 필요한 부분이 언급되어 있지만 위와 같은 제 잇속 차리기식 주장으로 그 빛은 바래고 말았다. 신문이 정말 좋은 공론장 역할을 하고,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한다면 일부 대형 회원사만을 위한 아전인수식 조건을 달아선 안 된다. 오히려 언론노동자,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총고용 유지 등 어떠한 노력을 함께할 것이고, 이에 앞서 위기 속에서 올바른 저널리즘을 어떻게 수행할지를 밝히는 것이 순리다.


2020년 5월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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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13: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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